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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 현장 인터뷰]김종부 감독 "조던 머치는 차이를 만드는 선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2-19 13:55


남해=박찬준 기자

"조던 머치는 차이를 만드는 선수다."

칭찬에 인색한 김종부 경남 감독도 엄지를 치켜올렸다. 지난 시즌 경남은 기적같은 반전 드라마를 썼다. 승격하자마자 준우승을 차지했다. 득점왕, MVP를 거머쥔 '괴물' 말컹을 중심으로 한 축구로 얻은 성과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마음 한켠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미드필드부터 만들어가는 축구를 꿈꿨다. 다가오는 시즌, 김 감독은 자신의 이상을 펼치기로 했다. 말컹이 이적하며 새 판이 짜여졌다.

마침내 새로운 페르소나를 얻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의 조던 머치다. 머치는 카디프시티, 퀸즈파크레인저스, 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오가며 EPL만 7시즌을 뛰었다. 19일 경남이 전지훈련 중인 남해에서 만난 김 감독은 "늘 꿈꾸던게 한단계 높은 수준의 축구였다. 머치는 차이를 만든다. 그가 들어오면서 경기운영이 바뀌고, 주변 선수들의 시야도 더 넓어졌다. 부상만 없으면 정말 재밌는 게임을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경남은 올 겨울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하며 폭풍 영입에 나섰다. 김승준 이영재 곽태휘 송주훈 박기동 고경민 이광선 등을 차례로 더했다. 정점을 찍은 것이 머치였다. 김 감독은 "당초 아길라르를 영입하려고 했다. 아쉽게 우리 팀에 오지 못했지만 머치는 그 이상의 능력을 지녔다. 더 녹아들어야 하지만, 경기 운영이 한단계 위다. 지시 안해도 인공지능이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했다. 경남은 머치의 가세로 미드필드의 공격 가담을 적극 활용한 4-3-3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머치 쪽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과 재능이 만족스럽다. 확실히 투자만큼 해주는구나 싶다"고 했다. 이어 "박기동도 수원에 있을때보다 좋아졌고, 이영재는 상당히 영리하다. 김승준 고경민도 시야 쪽으로 더 트이면 더 좋아질 수 있다. 지금도 많이 좋아졌다. 수비에서도 송주훈도 안정적이고, 이광선도 공격쪽을 보고 데려왔지만 수비력도 좋다. 곽태휘도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 마지막으로 말컹이 빠진 최전방에 네덜란드 출신의 루크 카스타이흐노스를 데려왔다. 김 감독은 "한때 손흥민(토트넘) 이상의 재능을 인정받던 선수다. 공격수라는게 고비를 넘기면 확 올라간다. 재능은 충분하다. 한국에서 재도약 시킬 수 있다"고 했다.


남해=박찬준 기자
자원은 바뀌었지만, 준비는 '늘 하던대로'다. 김 감독이 그토록 강조하는 시야축구, 5m 축구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고 있다. 볼을 받기 전 주변을 잘 살피고, 5m 내에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호성원-하파엘 두 피지컬 코치의 전담으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하는만큼 체력훈련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기존의 단순한 훈련이 아닌, 새로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공을 활용한 코디네이터 훈련법을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마지막 인저리타임 같이 극한 상황이 왔을때, 대처법이 중요하다. 과부화 됐을때 볼을 어떻게 차는지 집중력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감독은 "이렇다할 부상자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나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늘 하던대로' 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아직 상대가 결정되지 않은만큼 마지막 경기 영상으로 분석하려고 한다. 우리 경남 스타일대로 하려고 한다. 새로운 것에 집착하면 악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원하는데로 저질렀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경남은 만족스러운 겨울을 보냈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미리 욕심 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목표는 현상 유지다. 일단 밑으로 안떨어지는거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4강을 노려보고 싶고, 리그는 상위스플릿에 들어가는게 1차목표다. 그러다보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기회'라는 말에 김 감독의 눈빛이 번쩍였다. 말은 아끼지만 분명 그 이상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새 시즌의 다크호스도 경남이다.


남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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