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ACL 첫 경험' 경남, 진짜 고비가 시작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06:00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리그를 병행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아시아 최강팀들을 차례로 상대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부터 해외를 오가는 동선, 현지 적응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자칫 선수단 관리에 실패하면, ACL 출전이 독이 되기도 한다. 리그를 망치는 팀들도 적지 않다. ACL 경험이 풍부한 팀들도 힘든데, 하물며 처음 출전한 팀들의 고충은 오죽할까.

지난 시즌의 돌풍을 재연하려는 경남에게 첫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경남은 12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탄 스리 다토 하지 하산 유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JDT)과 2019년 ACL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후반 7분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23분 디오고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다. 당초 승점 3을 목표로 했지만, 승점 1을 얻는데 그쳤다. 경남은 중간순위 3위에 자리했다.

내용이 좋지 않았다. 경남 특유의 공격력이 보이지 않았다. 전반 단 한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나아지며 선제골까지 넣었지만, 이후 JDT의 맹공에 고전했다. 골대가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었다. 경남은 이날 상대의 슈팅이 3번이나 골대에 맞는 행운이 따랐다. 체력 저하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사실 전반부터 몸이 무거웠다. 후반 중반 부터는 발이 눈에 띄게 무뎌지며 조직력이 완전히 와해됐다.

경남은 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번 말레이시아 원정은 살인적이었다. 경남은 9일 오후 2시에 시작된 인천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라운드(1대2 경남 패)를 마치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도착 후 휴식을 취하며 경기를 준비했지만, 말레이시아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전체적으로 몸이 가라앉았다.

문제는 추스릴 시간도 없이 곧바로 리그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경남은 17일 포항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남은 13일 하루 쉬고 14일 귀국한다. 오후 2시 귀국이라 실질적으로 15, 16일 이틀 준비하고 바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말레이시아 원정의 후유증이 이어진다면, 또 다시 힘든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마저 속출했다. 최재수 이광선에 이어 쿠니모토, 박광일도 다쳤다. 경남은 올 시즌 ACL을 병행하기 위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43명의 선수를 등록했지만, 역시 초보자에게 ACL과 리그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일단 포항전이 중요하다. 다행히 포항전 이후 A매치 브레이크가 이어진다.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휴식기 전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포항을 잡아야 한다. 인천전 패배에 이어 JDT전 무승부로 분위기가 '다운'됐다. 일단 수비 안정이 급선무다. 경남은 올 시즌 4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했다. JDT전에서도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공격은 여전히 위력적인만큼 수비만 자리를 잡으면 빠르게 반전할 수 있다.

혹독한 ACL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경남. 찾아온 첫번째 고비를 넘겨야 올 시즌에도 높은 곳에 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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