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벤투가 콕 찍어 발탁, 이동경 사례가 남긴 메시지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06:04


파울루 벤투 감독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호는 9월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르고,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바가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질문에 답하는 벤투 감독의 모습. 신문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8.26/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무서운 신예' 이동경(22·울산 현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콕' 찍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에 나설 태극전사 중 한 명으로 '새 얼굴'을 깜짝 발탁했다. 바로 이동경이다. 이동경은 생애 첫 A대표팀에 뽑혔다. 이동경은 지난 3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에서는 6골을 몰아넣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올 시즌 울산 22세 이하(U-22)룰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K리그 18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했다.

부임 1년. 벤투 감독은 앞서 몇 차례 최초 발탁, 이른바 깜짝 발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동경 사례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 황인범(밴쿠버) 나상호(FC도쿄) 등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벤투호에 합류했다. 이후 발탁된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는 어린 시절부터 유럽에서 뛰며 관심을 모았던 선수들이다.

이동경은 얘기가 다르다.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적도 없다. 유럽파도 아니다. 유스 출신의 순수 K리거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호에서 주목한 것은 맞지만, A대표팀에서까지 주목받을 인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동경은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A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K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벤투호에 최초 발탁된 것은 과거 경남FC 시절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번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기존 주축 선수를 선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비교적 전력이 약한 팀과의 대결이지만, 첫 경기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예상을 깨고 과감히 새 얼굴을 발탁했다.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간 코치들의 추천을 통해 발탁된 선수들은 몇몇 있었다. 이동경은 벤투 감독이 직접 찍었다. 대표팀에 합류시켜 점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귀띔했다.

강렬한 메시지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K리그 선수 선발에 박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6월 A매치다. 당시 K리그1(1부 리그) 선두를 달리던 울산 현대 선수 가운데 오직 김태환 한 명만 선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최초 발탁된 이동경을 비롯해 울산 선수 4명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벤투 감독은 명단 발표 직후 "이동경은 계속해서 관찰했던 선수다.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기술이 굉장히 좋다. 측면이나 중앙 모두 활약이 가능한 자원이다. 우리가 봤을 때 이 선수는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판단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수하다. 대표팀 스타일에 얼마나 맞출 수 있는지 볼 생각이다. 앞으로는 우리의 선택과 옵션이 어떤 것인지, 이 선수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꽤 오랜 시간 선수를 관찰한 뒤 선발했다고 말했다. 능력과 발전 가능성까지 확인한 것이다.

이동경의 깜짝 발탁은 벤투 감독이 K리거들에게 향후 발탁 가능성을 남긴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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