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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성공 '대학축구의 대부' 변석화 회장 "선수 지도자를 위해 더 고개숙이고 뛰겠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12-10 16:21


사진제공=대학축구연맹

대학축구연맹 변석화 회장 사진제공=대학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당선 전화를 받고,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창피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10일 6선에 성공한 변석화 대학축구연맹 회장(58)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쁨 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축구연맹 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새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변석화 현 회장에 대한 결격 사유를 심의해, 회장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변석화 후보는 임기 4년의 회장으로 다시 일하게 됐다.

앞서 하루 전 대학축구연맹은 새 회장 선거 입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그 결과, 현 변석화 회장이 단독 입후보했다. 이 경우 대한체육회의 바뀐 규정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의 단독 입후보자에 대한 결격 사유 심사 후 문제가 없을 경우 회장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변 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축구가 힘들어지고 있다. 대학 축구 선수들의 취업률이 떨어지고 있다. 또 대학교에서 축구부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다. 대학 1~2학년 때 프로로 못가면 3~4학년 선수는 낙오자로 취급받는다. 대학축구연맹 회장으로 정부의 '공부하는 운동 선수' 정책에 찬성하지만 지금과 같은 과도기 상황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내가 좀더 뛰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판에서 대학축구의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어린 유망주 선수들이 고교 단계에서 대학을 건너 뛰고 바로 프로에 입단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를 유럽 선진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과거엔 대학축구를 거치는 게 정석이었다. 과도기이다보니 프로팀에 뽑혀간 유망주라고 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변 회장은 "우리가 유럽 축구 시스템을 따라가면서 이런 변화가 일고 있다. 그런데 유럽과 우리 아시아는 좀 다르다. 유럽은 복지가 잘 돼 있어, 프로에 갔다가 적응 못하고 부상 등으로 낙오하더라도 사회에서 상당 부분 돌봐준다. 그러나 우리나 아시아는 고졸 신분으로 바로 프로무대에 갔다가 낙오할 경우 사회에 나오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우리나라와 아시아에선 여전히 대졸 졸업장 유무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게 현실이다. 유망주가 바로 프로로 가는걸 반대하는 건 아니다. 대학에 와서 좀더 성장하고 난 후 프로에 가서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너무 빨리 유럽식으로 가다보니 마치 지금은 대학으로 가는 선수는 축구를 못하는 선수로 취급 받는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대학축구의 대부'로 통한다. 2000년 용품 후원사로 대학연맹과 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2년 12월, 유병진 회장으로부터 연맹 회장 바통을 넘겨받았다. 그후 2004년과 2008년, 2012년, 그리고 2017년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까지 18년 동안 대학축구를 이끌었다. 이번 6선으로 22년 동안 대학축구 수장으로 일하게 됐다. 그는 축구인들 사이에서 '매우 소통을 잘 하는 회장님'으로 통한다. 변 회장은 "저는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 지도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 누구와도 소통을 잘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가 좋아 대학축구와 연을 맺었고, 계속 한 우물만 파고 있다. 변 회장은 스포츠용품 업체 험멜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4년, 더 많이 고개 숙이고, 뛰어다니겠다. 현장에서 지도자와 선수 학부모들의 얘기에 귀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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