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제주의 무패 행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세세하게 뜯어봐도 결코 실망할 결과는 아니다. 개막 후 강팀들을 계속 상대하는 일정이었다. 개막전 성남FC전은 '남기일 매치'라는 상징성과 오랜만에 치르는 K리그1 복귀전이었기에 부담스러웠다. 이후 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대구FC-울산 현대를 만났다. 우승, 준우승팀 포함 4팀 모두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에 포함된 강팀들. 이 일정에서 1승3무를 했다고 실망할 팀과 감독은 없을 듯 하다.
그래서 20일 홈에서 치른 광주FC전은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지지 않고 버티던 상승 흐름을 비교적 약체로 지목받는 광주를 상대로 더 키워야 했다.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상대 공격수 펠리페에 동점골을 내주는 과정이 뼈아팠다.
하지만 자신들의 창도 너무 무디다. 6경기 4득점에 그친다. 그러니 저렇게 강력한 수비력을 지니고도 비기는 경기가 이어진다.
4골이 공격진에서 나오지 않는 것도 제주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오른쪽 윙백 안현범이 2골, 왼쪽 윙백 정우재 1골, 그리고 스리백 중 1명인 정 운이 터뜨린 중거리골이 전부다. 지난 시즌 위용을 자랑하던 주민규 진성욱 공민현 이동률 등이 K리그1 무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남 감독은 광주전 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요구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도 아직 도움이 안된다. 최전방 공격수 자와다는 무난한 플레이를 하지만, 확실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피드가 장기인 윙포워드 제르소도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남기일 감독은 광주전에서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다. 아직 믿음이 없다는 의미다.
굳이 위안거리를 찾자면 이들의 경우 계약이 지연되며 팀 합류 자체가 늦어 컨디션도, 동료들과의 호흡도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 때문에 A매치 휴식기가 제주에는 반가울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 시간을 벌게 된다.
그리고 K리그1 복귀 후 시즌 초반 밀리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뛴 국내 선수들의 체력 회복도 중요하다. 6경기에서 보여준 압박, 수비력이라면 4월 스케줄에도 무패 기록을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공격까지 터지면 금상첨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