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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친구야…."
21일, 수원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결이 펼쳐진 수원월드컵경기장. 결전을 앞둔 김도균 수원FC 감독과 김상식 전북 사령탑의 얼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1977년생 동갑' 두 사람은 과거 대표팀-클럽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승리 앞에 우정은 없었다.
김상식 감독의 다짐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다. 전북은 11월 A매치 휴식기 전 '라이벌' 울산 현대를 제압했다. 종착역까지 세 경기 남은 상황. 전북은 2위 울산과의 격차를 3점으로 벌리며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분위기도 뜨거웠다. 최근 9경기에서 무패를 달리며 정상을 향해 순항 중이었다. 이날 수원FC를 잡으면 우승 '9부능선'을 밟는 셈이었다.
김도균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수원FC는 9월 22일 성남FC전(3대1) 이후 승리가 없다. 파이널 라운드 들어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여기에 일부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K리그1 무대에 복귀, 시즌 초반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던 것과는 다소 대비된다.
김도균 감독은 "(킹메이커)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다.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북은 지금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팀이다. 그만큼 동기부여가 크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사실 누가 우승하든 관심 없다(웃음). 흥행을 위해서는 독주보다는 (우승을) 나눠 가며 하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위치가 다를 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 킥오프. 수원FC가 먼저 웃었다. 무릴로의 패스를 받은 라스가 상대 진영을 파고 들 때였다. 전북 수비수 김진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키커로 나선 이영재가 선제골을 완성했다. 10분 뒤 추가골이 나왔다. 라스가 상대 수비를 뚫고 득점을 완성했다. 수원FC가 2-0 리드를 잡았다.
전북은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송민규 이승기 대신 문선민 김보경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수원FC는 전북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30분 김동우 박주호, 무릴로 대신 조유민 김주엽 정재용을 투입했다.
수원FC가 재정비에 돌입한 사이. 전북이 상대의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1분 문선민이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역습에 나섰다. 문선민은 수원FC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슛으로 득점을 꽂았다. 5분 뒤에는 구스타보가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불붙은 전북. 막을 수가 없었다. 구스타보의 발끝이 또 한 번 번뜩였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득점 전 파울이 선언됐다. 득점 취소. 위기를 넘긴 수원FC는 후반 43분 정재용의 중거리포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시간 6분. 수원FC가 집중력을 발휘해 승점 3점을 챙겼다.
절친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김상식 감독.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경기 뒤 김상식 감독은 "축구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것이라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두 경기 남았다. 뒤이어 열리는 남은 경기 다 승리해야 한다. 패배의 아픔을 씻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남은 두 경기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 믿고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를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아쉽긴 많이 아쉽다. 수원FC만 만나면 잘 안 풀린다. 하지 않아도 될 실수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아쉽다. 올해 못한 것 내년에는 꼭 돌려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중에 많은 상황이 나왔다. 어쨌든 마지막에 결승골을 넣고 승리해 기쁘다. 팬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친구인 김상식 감독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아쉬움도 있지만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친구를 이기지 못한 김상식 감독. 전북은 28일 대구FC, 12월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운명을 건 2연전을 치른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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