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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매치' FA컵 파이널, 전북-서울 이래서 우승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5:51 | 최종수정 2022-10-27 06:24



2022년 한국축구 왕중왕을 가리는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이 필쳐진다.

마지막 무대에 올라와 있는 팀은 전북 현대와 FC서울이다. '전설매치'다. 전북은 FA컵 통산 4회 우승(2000, 2003, 2005, 2020년) 중이다. 서울은 두차례 FA컵(1998, 2015년)을 거머쥐었다. K리그 준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에 머문 전북이 무관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인 서울이 FA컵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앞두고 담당기자들이 경기를 전망해봤다.


윤진만 박찬준 기자


▶박찬준 기자=전북이 이래서 이긴다

2013년 이후 매년 한개 이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전북은 마지막 자존심을 위해 이번 FA컵 우승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잔류를 위해 사력을 다했던 서울과 달리, 전북은 마지막 라운드 인천전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맹성웅 송민규 백승호, 구스타보 등을 쉬게 했다. 이들은 FA컵 결승전에 선발 혹은 조커로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력의 큰 누수 없이 FA컵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 교체 등도 FA컵 결승전 대비 맞춤형으로 운영을 했다. 마지막 리허설서 2대1 승리까지 거머쥐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분위기도 좋다. 전북은 후반기로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2무1패를 기록했다. 뼈아픈 울산전 패배가 있긴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된 밸런스를 보였다. 10경기서 20득점-9실점을 했다. 특히 '득점왕' 조규성이 전역 후 2선 공격진의 득점력이 살아난 것은 물론, 3선도 안정감을 찾았다. 조규성과 바로우 콤비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듀오다.

특히 FA컵은 전북의 올 시즌 가장 큰 고민이었던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룰이 없는만큼, 베스트 전력을 초반부터 내세울 수 있다는 호재까지 있다. 관건은 3선이다. 주전 미드필더 백승호 맹성웅이 정상이 아닌만큼, 류재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비력이 좋은 류재문이 상대 패싱게임만 잘 버텨준다면, 전북은 공격진의 우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북은 2017년 7월 이후 단 한차례도 서울을 상대로 지지 않았을 정도로 강했다. 최근 17번의 맞대결에서 무려 13승4무로 절대우위다. 전북은 동기부여, 분위기, 경기력, 멘탈 등 모든 면에서 서울에 우위를 가진채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무엇보다 자존심을 걸었다. "배고픔을 채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북이 FA컵 우승에 보다 가까운 이유다.



▶윤진만 기자=서울이 이래서 이긴다

지난 22일, FC서울이 1부 잔류를 확정한 후 안익수 서울 감독, 기성용 나상호 등 선수들, 구단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부터 쉬었다. 그리고 "FA컵은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자"였다. 여기에 첫 번째 승리 포인트가 있다. 즐기기. FA컵 결승에서 더 부담을 느끼는 쪽은 정규리그 우승을 놓친 전북일 것이다. 우승 아니면 안 되는 상대의 부담감을 잘 활용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두 번째 승리 포인트는 '돌아온 기스-마르(기성용 오스마르)'다. 안 감독은 지난 수원FC전에서 모처럼 기성용과 오스마르를 나란히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오스마르는 포백 앞에서 볼커팅 역할과 볼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줬고, 기성용은 그 앞에서 전매특허인 장거리 패스를 뿌렸다. 중원이 안정된 서울은 2대0 승리를 따냈다. 전현 소속팀에서 결승전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두 베테랑의 존재는 분명 서울이 기댈 구석이다. 세번째 포인트, 큰 경기에 강한 '국대 공격수' 나상호다. 나상호는 올시즌 부상 및 부진이 겹쳐 전체적으로 침체한 시즌을 보냈지만, 타이틀이 걸린 경기에선 꼬박꼬박 진가를 발휘했다. FA컵 결승 진출이 걸린 대구FC와의 준결승에선 연장 후반 버저비터 결승골을 넣었고,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잔류 확정포'를 쐈다. 나상호는 24일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주장으로서 7년 만의 우승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승리 포인트까진 아니지만, '6년 주기설'은 서울을 들뜨게 하는 요소다. 서울은 2010년과 2016년 전주에서 6년 주기로 각각 포스코컵(리그컵)과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최근 전적에서 전북에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FA컵 결승 2차전이 열릴 '전주성'에선 좋은 추억이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올시즌 K리그 우승으로 '1992년 MVP-2002년 한일월드컵 4강-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이어지는 '10년 주기설'을 완성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서울은 FA컵을 통해 '6년 주기설'도 들어맞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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