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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최근 두 명의 골키퍼가 일본 J리그로 진출했다. 주인공은 송범근(25)과 박의정(18)이다.
6년 전부터 J리그에는 한국 골키퍼를 사서 쓰는 팀이 늘었다. 일본 축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J리그 구단 내부적으로 좋은 일본 출신 골키퍼를 찾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국 골키퍼들을 영입한 팀들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분석 결과 골키퍼 선방률이 높아졌다. 구단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가시마는 권순태 효과로 장기적인 플랜까지 짰다. 1m92의 장신에다 왼발잡이, 민첩성, 빌드업 능력이 좋은 박의정을 육성해 차기 가시마 수문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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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활약하는 골키퍼들이 늘어나는 건 국제경쟁력을 위해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K리그 경쟁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필드 플레이어들의 꿈은 유럽 진출이다. 다만 유럽에선 아시아 골키퍼를 선호하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 골키퍼의 최적의 선택지는 일본 J리그다. 대우도 K리그보다 낫다. J리그로 진출하면 연봉이 최소 2~3배가 뛴다. 10년간 2조 이상이 되는 중계권료를 등에 업은 J리그 머니 파워에 K리그는 속수무책으로 유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4년여간 지휘봉을 잡았던 A대표팀 내에선 해외진출 선수 우선시 분위기가 더 팽배해졌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도 마찬가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는 당시 대구FC 주전 수문장이었던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지만, 4년 만에 다시 해외에서 뛰는 김승규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A대표팀에 발탁되려면 해외로 이적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어린 선수들까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K리그 규정은 점점 선수의 인권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K리그 내 스타 플레이어 부재는 팬들의 외면, 흥행 부진, 마케팅 부진 등 악순환의 요소가 될 뿐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