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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경질 빛과 그림자, '10호골' 손흥민은 살았지만, '6위추락' 토트넘은 죽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05-01 10:08 | 최종수정 2023-05-01 10:13


콘테 경질 빛과 그림자, '10호골' 손흥민은 살았지만, '6위추락'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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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경질 빛과 그림자, '10호골' 손흥민은 살았지만, '6위추락'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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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토트넘은 지난 3월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과 결별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콘테라는 이름이 토트넘을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각)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2~2023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에서 3대4 분패했다. 전반 15분만에 내리 3실점하며 끌려간 팀은 해리 케인, 손흥민, 히샬리송의 연속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4분 디오고 조타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하며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이로써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패)의 부진으로 승점 54점에 머물며, 순위가 5위에서 6위까지 한 계단 추락했다. 5위 리버풀(56점)과 승점 2점차, 유럽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4위 맨유(63점)와는 9점차까지 벌어졌다. 4경기를 남겨뒀단 점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토트넘은 콘테 감독과 결별한 뒤 더 나은 세상을 꿈꿨지만, 최근 처참한 경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17실점, 경기당 평균 약 3실점을 기록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본머스전 3실점, 뉴캐슬전 6실점, 리버풀전에서 4실점했다. 6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2무3패, 승점 5점이다. 콘테 감독이 상호합의 하에 팀을 떠나기 전 6경기에선 3승1무2패, 승점 10점을 획득한 것과 대비된다. 해당 6경기에서 토트넘 수비진은 9실점을 했다. 득점은 11골로 똑같았지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2배에 가까운 승점을 따냈다. 알다시피 콘테 감독이 떠날 당시 토트넘의 순위는 4위였다.

콘테 감독은 올시즌 '디펜딩 득점왕' 손흥민을 사실상의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큰 수비 부담을 안겼다. 손흥민이 이례적으로 포지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 하지만 손흥민까지 수비 가담을 시킨 '콘테호'에서 팀은 그나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콘테 감독 시절 토트넘은 28경기에서 총 9번 무실점했다. 3경기당 1번 꼴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 스텔리니 감독대행 경질 후 대행의 대행을 맡은 라이언 메이슨 코치 체제에서 6경기 연속 실점했다. 뉴캐슬전에선 전반 21분만에 5골, 리버풀전에선 15분만에 3실점했다. 심지어 한 수 아래 본머스와 홈경기에서도 3골을 헌납했다.


콘테 경질 빛과 그림자, '10호골' 손흥민은 살았지만, '6위추락'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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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감독이 떠나고 달라진 점 중엔 '손흥민의 부활'이 있다. 올시즌 콘테 감독 시절 27경기에서 6골을 작성한 손흥민은 콘테 감독이 떠난 뒤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브라이턴~본머스, 맨유~리버풀전에서 두 번이나 연속골을 넣었다. 콘테 감독 시절엔 연속골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스텔리니 대행과 메이슨 대행의 대행이 손흥민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한 게 주효했다. 손흥민은 리버풀전에서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특유의 라인 브레이킹 능력과 빠른 스피드, 문전 앞 침착함 등 장점이 고스란히 담긴 득점 장면을 선보였다. 득점 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골대를 강타할 정도로 슈팅 폼이 날카롭다.

시즌 내내 손발이 어긋났던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의 호흡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페리시치는 브라이턴과 본머스전에서 손흥민의 연속골을 도왔다. 손흥민, 해리 케인, 페리시치는 리버풀전에서 1골 1도움, 1골, 1도움을 올리며 토트넘 공격을 주도했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득점보다 실점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유럽클럽대항전을 두고 다투는 팀 중 이 정도로 처참한 수비력을 지닌 팀은 토트넘밖에 없다.

콘테 감독 시절 시즌 두자릿수 득점이 요원해보였던 손흥민은 안필드에서 10호골을 쏘며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마이클 오언, 티에리 앙리, 로비 킨, 프랭크 램파드, 웨인 루니, 세르히오 아궤로, 로멜루 루카쿠, 해리 케인, 사디오 마네, 제이미 바디에 이어 EPL 출범 후 통산 10번째다. 손흥민은 두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부터 올시즌 현재까지 14골-12골-12골-11골-17골-23골-10골을 각각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엔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또한, 개인통산 264경기에서 103골째를 기록했다. 맨유에서 두 차례에 걸쳐 활약한 '전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공동 32위 동률이다. 호날두는 2003~2009년, 2021~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맨유에서 뛰며 236경기에서 103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어릴 적 호날두를 우상으로 삼았단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손흥민의 다사다난했던 시즌은 이제 4경기를 남겨뒀다. 크리스탈팰리스(홈), 애스턴빌라(원정), 브렌트포드(홈), 리즈유나이티드(원정)전을 일주일 간격으로 치른다. 손흥민의 남은 시즌 목표는 기세를 몰아 더 많은 골을 넣어 '첼시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104골), '맨유 전설' 폴 스콜스(107골) 등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 그리고 5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것이다. 이대로 6위를 하면 3부격인 유로파컨퍼런스리그에 나서야 하고, 7위권 아래로 떨어지면 유럽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을 맞이한다. 7위 애스턴빌라와 토트넘의 승점차는 고작 2점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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