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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10년전쯤 유행한 멘토링 에세이다. 저자 김난도 교수는 책을 통해 소위 '어른아이들'에게 지금의 흔들림이 지극히 당연한 어른 되기의 여정이라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 홈에서 평균 1실점(총 6실점), 원정 평균 1.57실점(총 11실점)을 각각 허용했다. 3실점 이상을 기록한 3경기(대전, 강원, 울산)가 모두 원정이었다. 수비수들은 원정팬 바로 앞에서 뛴다.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제기량을 펼치기 위해선 풍부한 경험은 필수다. 서울 포백의 K리그1 경기수를 다 합하면 307경기, 평균 76.8경기다. 김진야를 제외하면 60경기 이상을 뛴 선수가 없다. 경험은 시간에 비례한다. 당장은 흔들릴지 몰라도, 지금처럼 꾸준히 출전하는 신예들은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바코에게 실점한 장면은 수비수들에게 성장의 자양분이 될 터이다. 서울의 젊은 수비진은 성장에 최적화된 환경에 놓여있다. 서울은 구단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유망주 발굴에 힘썼다. 청소년대표팀과 대학교 사령탑을 거친 안익수 서울 감독은 신예들의 성장에 관심을 둔다. 안 감독은 후배들이 최대한 아프지 않길 바라지만, 득점없이 성장하는 공격수 없듯이, 실점없이 성장하는 수비수도 없다는 걸 수비수 출신인 그가 모를 리 없다.
물론 강원전 3실점, 울산전 3실점은 대권에 도전하는 서울에 뼈아프다. 울산전 패배로 승점차가 13경기만에 11점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정규리그 최종전에 가서야 잔류를 확정한 '익수볼'은 '흔들리면서 성장한다'는 의미를 어느 팀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달라진 전술, 달라진 얼굴, 달라진 멘털로 시즌 초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섰다. FC서울 청춘들의 성장은 한국축구 입장에서도 반갑다. 십수년 전 기성용 이청용을 동시에 배출한 서울은 다시 유스의 황금기를 맞았다. 서울은 오는 20일 개막하는 FIFA U-20 월드컵에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구단이다. 윙어 강성진(20)을 비롯해 '이을용 차남' 이승준(19), 풀백 기대주 조영광(19) 등 3명이 출전한다. 오는 9월에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이한범 이태석 백종범 김신진(22) 등의 출전이 예상된다. 또래에 비해 많은 출전 경험은 무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