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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그라니트 자카 1 vs 해리 케인 0'.
스위스 출신 미드필더인 자카는 15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25분 빅토르 보니페이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1-0 앞선 후반 15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우승 축포를 쐈다.
1904년 창단한 레버쿠젠은 이로써 창단 120주년인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를 제패하며 '네버쿠젠'(네버+레버쿠젠, 레버쿠젠은 절대 우승하지 못한다는 조롱조 별명) 오명을 씻었다.
중심에 사비 알론소 감독과 자카가 있다. 자카는 리그 29경기 전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비르츠와 같이 젊은 선수가 중심이 된 팀에서 중심을 잡았다. 골키퍼 루카스 흐라데키가 주장을 맡았지만, 경기장 위 실질적인 리더는 자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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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한 살림꾼이었던 자카는 우승을 기념하는 경기에서 '중거리 원더골'로 스스로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이날 우승은 자카에게도 큰 의미를 지녔다. 자카는 신인 시절 FC바젤 소속으로 두 차례 스위스슈퍼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2012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 입단한 뒤 지난 12년간 빅리그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16년 아스널로 이적해 FA컵(2회)을 들었을 뿐 리그에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22~2023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아스널 멤버 중 한 명이다.
2015년 아스널의 주장으로 선임됐던 자카는 지난해 7월 이적료 2500만유로에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떠났다.
공교롭게 자카가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시각, 런던에선 아스널 선수단과 팬들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아스널은 애스턴 빌라와 EPL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 멀티 실점을 하며 0-2로 충격패했다.
같은 라운드에서 맨시티가 승리하면서 선두를 내줬다. 6경기를 남겨두고 맨시티가 승점 73점으로 1위, 아스널이 71점으로 2위, 리버풀이 아스널과 승점 동률에 득실차에서 8골 밀려 3위다.
어느 때보다 우승에 가까워보였던 아르테타호는 눈 앞에서 또 리그 우승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아스널이 EPL을 정복한 건 2004년이 마지막이다.
통계업체 옵타는 33라운드 이후 아스널의 우승 확률을 18.3%로 예측했다. 32라운드 대비 12% 추락했다. 맨시티가 70.1%로 예측 순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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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이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빼앗긴 건 2012년 이후 12년만이다. 토트넘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한 케인이 입성한 첫번째 시즌에 공교롭게 '뮌헨 천하'가 끝났다.
토트넘과 아스널이 오는 28일, 각각 챔피언스리그 티켓과 리그 우승 경쟁이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두고 북런던 더비를 펼칠 예정인 가운데, 자카와 케인의 엇갈린 행보는 현지 팬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영국 라디오 '토크스포츠'는 "자카의 환상적인 중거리 득점이 케인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공교롭게 레버쿠젠은 케인의 '영혼의 단짝' 손흥민(토트넘)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머물던 전 소속팀이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DFB포칼 우승을 놓쳤다. 남은 대회는 UEFA 챔피언스리그다. 8강 1차전에서 아스널과 2-2로 비긴 뒤 18일 홈에서 2차전을 펼친다. 케인이 무관을 끊기 위해선 '영원한 적수' 아스널을 꺾어야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