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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통해서 엄청난 도박을 저질렀다.
지난 아스널과의 8강 1차전에서 알폰소는 경고를 받았다. 이미 경고가 있던 알폰소는 경고 누적 징계로 인해서 아스널과의 8강 2차전 출전 정지를 당했다. 알폰소가 빠지면 수비력이 좋은 풀백이 바이에른에는 없기에 투헬 감독은 선수 기용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다.
투헬 감독은 알폰소를 대신해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선발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김민재를 언급했다. 그는 "(마즈라위의) 오른발이면 아주 잘 맞을 것이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는 좌풀백으로 뛰었다. 그는 라파엘 게레이루보다 수비적으로 더 강하다. 게레이루도 거기에서 뛸 수 있기에 지켜보겠다. 일단은 두 명이 우리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친 생각을 해서 김민재나 다요 우파메카노를 좌측에 배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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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투헬 감독은 선발로는 김민재의 좌측 풀백 포지션 변경을 선택하지 않았다. 마즈라위를 넣어서 부카요 사카를 수비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던 후반 31분 김민재가 경기장에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김민재 대신 빠진 선수는 마즈라위였다. 바이에른이 앞서는 입장이기에 김민재를 넣으면서 다이어-데 리흐트-김민재의 3백 기용을 펼칠 것처럼 예상됐지만 투헬 감독은 정말 김민재를 좌측 풀백으로 투입하는 '미친' 결정을 내렸다.
투헬 감독은 최근에야 부상에서 돌아온 마즈라위가 후반전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해 김민재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 마즈라위가 100% 컨디션이 아니라고 해도 김민재를 좌측 풀백으로 투입하는 건 분명 도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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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김민재는 아쉬운 수비를 보여줬다. 사카를 막으려고 하다가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반칙을 범한 것이다. 직접 프리킥도 가능한 위치였기에 1골을 지켜야 하는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파울 없는 수비가 중요했다. 김민재도 반칙이 선언되자 얼굴을 감싸 쥐었다.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투헬 감독의 도박이 자칫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이끌 수도 있었지만 다급했던 아스널이 곧바로 프리킥을 전개해 기회를 날려버렸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면서 결과적으로 김민재 좌측 풀백 기용은 성공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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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어떤 방식으로 경기장에 투입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다이어와 데 리흐트의 조합은 최근 실수를 저질렀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보다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다이어와 데 리흐트가 중용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민재한테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