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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유럽 진출에 성공한 설영우(26)가 울산 HD와 고별무대를 가졌다. 그는 지난달 4일 FC서울과의 원정경기(1대0 승)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고질인 오른 어깨 탈구를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수술을 받았다.
울산을 떠나는 데 대한 아쉬움은 컸다. 그는 울산에서 나고 자랐다. "유스부터 쭉 울산에서 보냈다. 팬들이 많이 아껴줬고, 애정도 크다고 느꼈다. 보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한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한다. 하지만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돌아올 것이다. 실패해서 돌아오더라도 너그럽게 맞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은퇴는 당연히 울산에서 할 것이고, 국내로 돌아오더라도 올산밖에 없다. 연봉 걱정 안하고 무조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 베오그라드에 연고를 둔 즈베즈다는 세르비아의 최고 명문팀이다. 수페르리가에서 10회 우승했다. 특히 2017~2018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7연패를 달성했다. 황인범이 뛰는 팀이라 더 친숙하다. 그는 지난해 9월 즈베즈다로 이적했고, 첫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어깨 상황에 대해선 "열심히 재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조깅을 하지 못한 상태다. 최대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럽 진출의 소회를 묻자 "유럽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부딪혀보고 싶었다. 대표팀에 가서 소집 해제될 때 다른 선수들과 달리 한국행 비행기 타는 것이 아쉬웠다"며 "2년간 쉬지 못하고 울산에서 계속 뛰면서 지쳤다. 티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어깨부상 후 쉬면서 너무 뛰고 싶고, 혹사를 당하고 싶다. 뛸 준비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MBTI 성향이 'E'라 혼자 생활하는 것에 걱정도 된다. 짐을 싸면서 울산을 떠난다는 것보다 지역을 떠나는 것이 해보지 못한 느낌이라 이상하더라. 외로움을 잘 이겨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영우는 스승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프로 생활을 한 것에 비해 스승 복이 많다"며 특히 울산대 시절 함께한 고 유상철 감독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감사하다는 표현을 직접 하고 싶다. 돈도 버는데 맛 있는 것도 대접해 주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아쉽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대접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어는 2년 정도 공부했는데 귀는 좀 열린 것 같다. 즈베즈다 이후 영국이나 독일 등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리그로 가고 싶다"며 웃은 후 "또래 친구들인 (이)강인 (정)우영 (오)현규가 드디어 온다고 기뻐해줬다. 다 가깝다. 쉴 때 놀자고 하는데 가면 연락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고 미소지었다.
설영우는 메디컬테스트와 최종 사인 절차를 위해 세르비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