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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이정효-오후성 사태'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TV 중계에 잡혔다. 경기 후 이 감독은 "내 이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게 나쁘게 보였다면 어쩔 수 없다. 그 부분은 책임을 지면 된다. 팀과 선수를 위해서 강하게 피드백을 줘야 했다"고 설명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강호들을 연파하며, 환호를 받았던 이 감독을 향한 시선은 한순간 바뀌었다. 많은 언론들이 '추태', '직장 내 갑질' 등 자극적인 수사들을 더해 이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팬들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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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제자를 위한 마음이 컸다 하더라도, 이 감독의 행동은 분명 도를 넘었다. 냉정을 찾은 이 감독 역시 본인의 행동을 반성했다. 그는 곧바로 오후성을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이 감독은 "잘못은 잘못이지만, 너의 성장을 위한 질책은 계속할 것이다. 물론 안보이는데서"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성도 사죄의 뜻을 전했다. 오후성의 아버지는 이 감독과 통화하며 "더욱 강하게 지도해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이 감독은 활짝 웃으며, 오후성을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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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성은 7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사태를 정리했다. 그는 '감독님과 저는 이번 일에 대해서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웃으며 좋게 대화를 마친 상태'라며 '선수들이 잘 따르는 리더는 다 이유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신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썼다.
이번 사태는 이렇게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이 감독이 잊지 말아야 교훈이 있다. '감정 컨트롤'이다. 이 감독은 그간 거침 없는 언변과 행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간 K리그에 없던 캐릭터가 등장했다며, 지지를 받았지만, 냉정히 선을 넘을때가 많았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의도야 어쨌든, 공개된 장소에서 선수와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은 분명 과했다.
이 감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인드를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선수들을 잘 키우고, 아무리 전술적으로 뛰어나더라도, 감정적인 지도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시한폭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능력을 인정하지만, 이 감독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이제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되는만큼, 지금보다 더 냉정해져야 한다. 이 감독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입견을 지워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