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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엡 성골유스'김도윤,코리아컵 깜짝골→스무살 생일 첫선발"오늘 여기서 죽고 살자는 마음이었다"[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5-05-22 06:30


'수엡 성골유스'김도윤,코리아컵 깜짝골→스무살 생일 첫선발"오늘 여기서 …

'수엡 성골유스'김도윤,코리아컵 깜짝골→스무살 생일 첫선발"오늘 여기서 …
수엡 성골유스 '불꽃남자 김도윤'을 응원하는 팬들. 사진제공=수원FC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기서 죽고 살자는 마음이었어요."

지난 18일 대전전 3대0 승리 직후 만난 '2005년생 수원FC' 공격수 김도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수원FC U-18 출신인 김도윤의 올시즌 첫 선발 경기였다. 2021년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후 한번도 캐슬파크를 떠난 적 없는 성골 유스다. 2023년 수원FC 사상 최초로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그해 부산MBC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우승, 2023 전반기 K리그 주니어 전국 고등 축구 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좌우 윙어로 활약하며 빠른 템포, 유려한 드리블, 중거리 슈팅력을 두루 인정받았다.


'수엡 성골유스'김도윤,코리아컵 깜짝골→스무살 생일 첫선발"오늘 여기서 …
사진제공=수원FC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23년 7경기를 뛴 후 지난해 '샤프' 김은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광주FC와의 코리아컵 4라운드 마침내 거짓말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5분 교체투입된 '40번' 김도윤의 움직임은 절실하고 눈부셨다. 3분 만인 후반 38분, 골망을 흔들며, 짜릿한 동점골로 승부차기 혈투를 이끌었다. 연장 종료 휘슬까지 그는 쉼없이 스프린트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끝난다. 여기서 죽고 살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아쉬운 패배 후 김은중 감독은 "김도윤, 최치웅"을 콕 찍어 언급하며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리고 나흘 후 대전과의 홈경기, 김도윤이 올 시즌 첫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득점도 득점이지만 요구한 부분을 잘해줬기 때문에 선발로 쓰게 됐다"고 했다. 김도윤은 "미리 선발이라고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형들과 훈련을 하면서 알았어요. 엄청 설Œ楮?라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코리아컵 후 감독님이 저를 언급해주신 걸 보고 기분이 이상했어요. 감독님은 매순간 팀을 위해 헌신하고 매순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원하시기 때문에 그 말씀대로 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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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수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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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수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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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수원FC
김도윤은 대전전 전반 45분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전반 막판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부분이 뼈아팠지만 후회는 없었다. 올 시즌 첫 선발 점수는 몇 점이냐는 질문에 김도윤이 씩씩하게 답했다.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고, 떨지 않고 제 플레이를 했으니 70~80점은 주고 싶어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13라운드까지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면서 '이렇게 끝나는 걸 아닐까' 포기하거나 좌절한 순간은 없었을까. 김도윤은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혼자 울 때도 있었고, 무너질 때도 있었는데 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부모님이 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셔서 헤쳐나갈 수 있었어요"며 힘든 시간을 돌아봤다.

"전반 끝나고 들어오는데 감독님이 '잘했어, 수고했어' 말씀해주셨어요. 감동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훈련장에서 좋아진 모습을 봤다. 많이 바뀌고 성장했다. 코리아컵 때 반신반의하다 후반에 넣었는데 원하는 걸 해줬고 그래서 선발로 썼는데 오늘도 괜찮았다. 팀 스쿼드가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김)도윤이와 (최)치웅이가 잘해줬다"며 흐뭇함을 전했다.

2년 만의 첫 선발, 오랜 기다림과 남모를 피, 땀, 눈물이 마침내 희망을 찾았다. 김도윤은 오늘도 희망 없이 기회를 열망하는 동료, 후배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하자 "준비만 돼 있다면 언젠간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이날은 2005년 5월 18일생, 김도윤의 스무 번째 생일이었다. 첫 선발, 짜릿한 승점 3점,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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