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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女 축구 대들보' 유영아→이은미 감동 은퇴식, 마지막까지 전한 진심 "후배들 위해 많은 사랑 부탁"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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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1 09:47


"굿바이" '女 축구 대들보' 유영아→이은미 감동 은퇴식, 마지막까지 전…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후배들을 위해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태극전사'의 마지막 바람은 역시나 팬들의 사랑이자 관심이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A대표팀은 5월 30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날 하프타임에는 유영아(서울시청 코치)와 이은미(수원FC위민 플레잉코치)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하며 국가대표로서 헌신한 선수들에게 은퇴식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날 은퇴식에선 후배 국가대표 선수들의 축하 메시지를 포함한 헌정 영상이 상영됐다. 은퇴 선수에겐 기념 액자와 상패, 꽃다발이 전달됐다.

유영아는 "모든 지도자께 감사하다. 인생의 절반을 각본 없이 써 내려갔다. 축구 선수 유영아의 드라마는 끝났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펼쳐질 인생 2막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공격수였던 유영아는 2009년 부산 상무(현 문경 상무)에 입단한 뒤 인천 현대제철, 구미 스포츠토토(현 세종 스포츠토토)를 거쳐 지난해까지 서울시청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국가대표로는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에 나섰다. A매치 87경기에서 32골을 터뜨렸다. 지소연(72골·시애틀 레인) 전가을(38골·은퇴)에 이어 여자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은미는 여자 A매치 역대 최다 출전 11위에 올라있다. 그는 "많은 분 앞에서 이렇게 마이크를 잡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잘하려는 선수보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묵묵하게 노력했었다. 나는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후배들을 위해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눈물을 참는 듯 목소리가 흔들리기도 했다.

수비수였던 이은미는 2009년 경남 대교캥거루스(이천 대교 전신) 입단 후 세 차례 WK리그 우승(2009, 2011, 2012년)을 거머쥐었다. 2017년부터는 줄곧 수원FC위민에서만 뛰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했다. 현재는 수원FC위민의 플레잉코치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에서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다. A매치 91경기에 나서 14득점을 기록했다.


"굿바이" '女 축구 대들보' 유영아→이은미 감동 은퇴식, 마지막까지 전…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선배들의 연이은 은퇴에 후배들은 섭섭한 마음이 앞서는 듯했다. 지소연은 "은퇴식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보지 않았다. 따로 인사를 했다"며 "내가 팀을 떠나기(은퇴) 전 우리 선수들을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내 경험을 통해 많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 자리까지 간다면 내가 아마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리(우한 징다)는 "같이 뛴 언니들이다. 뭉클했다. 언니들은 우리가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언니들은 내 나이 때 은퇴하고, 우리한테는 더 하라고 하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웃음)"며 "나도 (은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은퇴를 언제 하겠다고 정하지는 않았는데 매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대표팀 소집에 또 들어오는 것이 내 목표다. 큰 계획이나 욕심보다는 매 소집을 소중하게 보내고 좋은 선수들과 즐겁게 행복하게 축구하는 게 목표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잘 적응해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구심점 역할을 잘 하고 은퇴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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