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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이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무엇보다 텔의 완전영입은 결과적으로 손흥민을 주전 윙어자리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까지 지닌다. 레비 회장과 프랭크 토마스 감독이 팀에 17년 만에 우승을 안긴 '레전드'를 내치고, 어린 공격수에게 거액을 안겼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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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컸던 영입이다. 텔은 전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극적으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당시 텔을 임대 형식으로 영입하면서 4500만파운드(약 835억원)의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시켰다. 이 계약 내용이 알려졌을 때부터 '오버페이' 논란이 컸다. 뮌헨에서도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20세 공격수를 데려오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래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레비 회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임대로 데려오자마자 텔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며 팀의 주전급 공격수로 꾸준히 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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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금세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텔은 토트넘에서 총 20경기에 나왔지만, 겨우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그 중 1골은 억지로 키커로 나선 끝에 넣은 페널티킥이었다. 도움은 1개 뿐이었고, 슛 정확도는 겨우 64.3%에 패스 정확도는 76.7%에 그쳤다. 또한 90분 동안 겨우 1.4회의 찬스를 만들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텔은 유로파리그 결승 때는 1분도 뛰지 못한 채 벤치만 지켰다.
때문에 시즌 종료 후 텔의 완전 이적 옵션을 실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레비 회장도 거의 텔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 영입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텔의 완전 영입을 요구한 것.
팀토크 소속 이적시장 전문기자 프레이저 플레처는 지난 10일 '텔의 완전 이적을 원하는 토트넘이 뮌헨과 이적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며, 토트넘이 완전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와 크리스티안 팔크 등 '1티어 기자'들도 레비 회장이 프랭크 신임 감독의 희망을 수용해 텔의 완전 영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토트넘은 뮌헨과 텔의 완전 이적에 따른 이적료를 3500만유로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매체 빌트의 팔크 기자는 개인 SNS에 '토트넘과 뮌헨이 텔의 완전 이적에 대한 합의에 근접했으며, 최종 이적료는 약 3500만 유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마노 기자 역시 '텔이 뮌헨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할 것이며, 곧 합의가 될 것'이라고 '히얼위고(Here we go)'급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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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이적료의 차이는 있지만, 중요한 건 유럽 이적시장 관련 톱티어 기자들이 하나같이 토트넘이 텔의 완전영입을 실행했다고 입을 모았다는 데 있다. 이쯤 되면 공식발표만 나오지 않았을 뿐 거의 확정이라고 봐야 한다.
아직 만 20세인 텔은 분명 큰 잠재력을 지닌 선수이긴 하다. 하지만 임대료를 포함해 7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할 정도의 선수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새 시즌에 프랭크 감독 밑에서 텔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번 영입의 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