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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이제는 브라질→기적같은 반전…'회복 훈련' 김판곤 감독 "더 완벽한 준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6-18 15:48 | 최종수정 2025-06-19 07:30


[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
로이터 연합뉴스

[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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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미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결과를 얻어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결승전처럼 준비하자는 얘기를 선수들끼리 주고받았다. 너무 아쉽다. 팬들에게도 승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수문장 조현우(울산)이 이야기다. 남아공 '챔피언'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하지만 첫 고개를 넘지 못했다.

2차전에선 브라질의 플루미넨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싸워야 한다. '산넘의 산'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울산은 첫 판부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출발부터 변수가 생겼다. '낙뢰 예보'로 킥오프 시간이 무려 65분 연기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울산은 골결정력에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마멜로디는 3차례나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2차례는 득점이 불발됐다. 비디오판독(VAR)에서 핸드볼 그리고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하지만 한 골이 인정됐다. 전반 36분 남아공 국가대표인 이크람 레이너스가 스리백을 허문 침투 후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 골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울산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F조 1차전서 마멜로디에 0대1로 석패했다. F조에선 유일한 패전이었다. 플루미넨시와 도르트문트는 이날 득점없이 비겼다. 마멜로니가 승점 3점을 수확하며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울산은 최하위로 첫 발걸음을 옮겼다. 32개팀 체제로 새롭게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선 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울산은 첫 판부터 위기에 내몰렸다.


[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
올랜도 Inter&co 스타디움(올랜도, 미국)/ 2025 피파 클럽월드컵/ 울산 HDFC vs 마멜로디 선다운스FC/ 울산 엄원상/ 슛팅/ 슛/ 사진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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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울산 감독은 강호들을 맞아 스리백의 맞춤형 전술을 꺼내들었다. 양쪽 윙백은 수세시에는 내려서서 '5백'을 구축한다. 공격으로 전환하면 '윙어'로 변신, 적진 깊숙이 침투한다. 오른쪽에선 엄원상, 왼쪽에서는 루빅손이 그 역할을 책임졌다. 엄원상은 100m를 11초대 주파하는 스피드를 앞세워 마멜로디를 괴롭혔다. 그러나 루빅손은 기대치에 비해 활약이 떨어졌다. 좌우, 빠른 방향 전환의 공격 전개도 2% 부족했다. 그만큼 중앙 미드필더인 정우영과 보야니치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나마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고승범이 고군분투했다.

김판곤 감독은 "우리 목표는 16강 진출이고, 이번 경기가 승부처였다. 이겼어야 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리고 "실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팀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그래도 준비했던 전술은 어느 정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어려운 가운데서 최선을 다해줬다. 그런 부분이 향상이 되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지만 눈물은 지울 수 없었다.


[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
사진제공=울산 HD
선수들도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고승범은 "결과가 필요한 경기였다. 그래서 정말 아쉽다"고 했고, 엄원상은 "우리는 이기기 위해 스리백을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고개를 숙였다. 낙뢰에 따른 경기 중단도 경험해보지 못한 돌발 상황이었다. 미국의 안전 규정에 따르면 8마일(13㎞) 내 낙뢰 예보시 30분간 경기를 중단해야 된다. 30분 동안 낙뢰가 없으면 경기가 재개된다. 30분간 기다리는 사이 또 낙뢰가 발생하면 다시 30분을 대기해야 한다. 조현우는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조금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준비할지 소통했다. 상대도 마찬가지였으나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올랜도 현장]"딱 1경기 했는데, 전패 운운하다니" 눈물 닦은 울산, …
아트리움 헬스 퍼포먼스 파크(샬럿, 미국)/ 2025 피파 클럽월드컵/ 울산HDFC/ 훈련/ 울산 야고/ 사진 김정수
아직 포기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 마멜로디전 후 베이스캠프인 샬럿으로 복귀한 울산은 22일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플루미넨시와의 2차전 준비에 들어갔다. 조현우는 "우리가 얼마나 원하는 축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준비 잘 하겠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축구를 보이도록, K리그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준비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멜로디전에 출전한 선수들 실내에서 회복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일단 패전의 아픔은 잊고 서로 다독이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2차전 플랜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16강 진출 목표의 끈은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19일 "훈련장 그리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높은 집중도와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 경기 이후 샬럿 복귀까지 힘이 들었을 텐데, 오늘 오전 훈련 세션에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더 완벽한 준비를 해서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기적같은 반전이 절실하다.
올랜도(미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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