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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하다고 하더라, 돌아온다면 무조건 대전![인터뷰]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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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9 12:48 | 최종수정 2025-06-19 12:49


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

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민혁이가 쉽지 않은데 해볼만 하다고 하더라고요. 브라이턴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대전의 아들' 윤도영의 당찬 각오였다. 윤도영이 유럽 무대에 나선다. 그는 3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브라이턴과 계약을 맺었다. 윤도영은 역대 19번째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새로운 도전에 앞서 대전과 작별식을 치렀다. 그는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 홈경기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3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전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정재희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간 윤도영은 펑펑 눈물을 흘렸다. 황선홍 대전 감독 품에 안긴 윤도영은 감정에 북받쳤는지 한참을 울었다.

경기 후 만난 윤도영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팬분들께 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 경기라는게 실감이 나더라"고 했다. 이어 "교체로 나가면서 뛰는 동안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생각 못했는데, 교체판에 내 등번호가 뜨는거 보고 정말 끝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때 확 슬펐던 감정이 몰려왔다. 형들이 벤치에서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을 들으니까 더 감정이 올라왔다"고 했다.


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
윤도영에게 이번 경기가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에게 대전은 전부였기 때문이다. 윤도영은 대전 U-15, U-18팀을 거친, '메이드 인 대전' 선수다. 구단 최연소 출전과 득점 기록도 세웠다. 윤도영은 "중고등학교를 대전에서 뛰고 생활했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나의 모습이 상상도 되지 않을 정도로, 대전이라는 색깔이 묻었다. 집보다 대전에 더 오래 있었으니, 대전은 집 같은 존재"라고 했다. 팬들 역시 윤도영을 특별하게 대했다. 그에게 '대전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윤도영은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걸맞지 않는 닉네임이다. (황)인범이형이나 (배)준호형 정도 해야 '대전의 아들'이라는 이름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도영은 브라이턴행이 확정된 후 성장통을 겪었다. 부진한 모습에 제대로 출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윤도영은 "이적이 이르게 확정되고, 남은 기간 동안 팬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쉽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그 시간은 나름 내 축구인생에서 큰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심리적인 영향은 아닌데, 아무래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도 받았다. 다 변명이다. 하지만 이적을 확정지은 후 절대 쉽게 하지 않았고,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고 했다.


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
윤도영의 출국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대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도영은 곧바로 브라이턴에 가지 않고, 임대를 떠난다. 브라이턴은 임대를 통해 유망주들을 키운 후 복귀시키는 육성 전략을 펴고 있다. 윤도영은 "임대 관련 담당팀이 있는데, 그 담당자와 소통을 하고 있다. 아직 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 영어 공부부터 대전에서의 플레이를 피드백 해줄 정도로 세심하게 관리해주고 있다. 나를 앞으로 어떻게 성장시킬지, 무엇이 부족한지, 모두 분석해서 알려주셨다. 놀랄 정도로 세밀하다. 그런 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윤도영은 출국 전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몸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윤도영은 먼저 토트넘으로 이적한 '절친' 양민혁과 최근 한국에서 만났다. 그는 "그 전부터 SNS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에 직접 만나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쉽지 않은데 해볼만 하다고 하더라. 자신감을 더 얻게 됐다"고 웃었다. 윤도영은 "당연히 문화나 언어, 식생활 등 모든 부분이 바뀌기 때문에 적응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영어는 빨리 나가야 더 늘 것 같다"고 했다.


고별전서 눈물 펑펑 흘린 '대전의 아들' 윤도영 "민혁이가 유럽 해볼만 …
윤도영의 당면 과제는 두가지다. 첫번째는 임대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아직 뚜렷하게 목표를 잡은 것은 없다. 좋은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배우고 성장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할 것 같다. 임대간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브라이턴에서까지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두번째는 대표팀이다. 윤도영은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형, 준호형이 좋은 성적을 거두셨기 때문에, 나도 욕심이 있다. 해외에서 오래 생활하려면 군면제도 중요한만큼 아시안게임에도 나서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물론 가장 큰 목표도 있다. 윤도영은 "좋은 모습을 보인 후 대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내 바램"이라고 미소지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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