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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레알 오비에도의 '승격 영웅' 산티 카소를라(41·레알 오비에도)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축구팬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소를라는 한 의사로부터 '축구는 그만 잊어라. 아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나. 그 이상은 바라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계속된 부상 재발로 2년 넘게 결장한 카소를라는 모든 역경을 딛고 2018~2019시즌 비야레알로 복귀했다. '황혼기'를 보내기 위해서 왔다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듯, 맹활약을 펼쳤다. 34세 나이로 다시 스페인 대표팀에도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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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정난을 겪은 오비에도는 팀에서 가장 재능있는 선수를 팔아야만 했다. 등 떠밀듯 고향을 떠나 비야레알로 향한 카소를라는 말라가, 아스널를 거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마법 같은 터치와 아름다운 패스, 빼어난 양발 능력으로 스페인 축구계에 한 획을 그었다. 2008년과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우승에 일조했다. A매치 81경기를 뛰어 15골을 넣었다. 아스널에선 두 차례 FA컵 우승에 기여했다.
2020~2023년 카타르 알 사드에서 뛴 카소를라는 20년 동안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2023년 오비에도로 향했다. 연봉은 스페인 축구 최저연봉에 해당하는 9만3000유로(약 1억4700만원)였고, 심지어 유니폼 수익의 10%를 유소년 팀에 기부하기로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정팀을 되살리기 위해서 오비에도로 돌아온 것이다. 오비에도는 2001년 강등된 이후 24년째 라리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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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소를라도 팬, 동료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내와 뜨거운 키스를 나눴다. 카소를라는 희망을 잃은 모든 선수에게 '꿈은 이뤄진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 우승하고, 큰 경기장에서 뛰었지만, 오비에도와 함께한 이 순간만큼 소중한 건 없다. 이것은 바로 내 꿈이었다"라고 말했다.
카소를라는 곧 축구화를 벗겠지만, 카소를라의 이름은 오비에도 경기장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