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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레전드 대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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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입장에서도 1억파운드는 엄청난 규모지만,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는 투자를 한 사우디인만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협상의 귀재 레비 회장이 나서는만큼, 이적료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도 아시아 최고 스타 손흥민은 굉장히 구미가 댕기는 자원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규정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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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7월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영국 밖에서 갖는 첫 북런던더비를 치른 후, 8월3일 서울에서 뉴캐슬과 경기를 갖는다. 토트넘은 지난 10년 동안 5번이나 한국을 찾았다. 손흥민의 인기 덕분에,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번에도 많은 이벤트들이 준비됐고, 핵심은 역시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만약 빠진다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토트넘-뉴캐슬전에는 손흥민이 출전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1년만의 유럽 무대 우승을 이끈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입지를 분명히 했다. 우승을 위해 떠난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과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토트넘에 남았다.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숱한 영광을 이뤄냈다.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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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이후 이어온 두자릿수 득점 기록이 9시즌만에 마감됐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12골씩을 넣었다. 2019~2020시즌에는 11골, 2020~2021시즌에는 17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22~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는 17골을 넣었다. 역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7명뿐이다.
부상 등이 겹치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냉정히 뜯어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이유가 크지만, 확실히 전성기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주저했다. 당초 손쉽게 장기 재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동행을 결정했다. 그것도 연장 옵션을 발휘하는데 그쳤다.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에 남기로 했다.
'언터처블'이었던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17위에 머문 토트넘이 이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며, '핵심' 손흥민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생겼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뛰는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데 이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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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손흥민의 미래는 프랭크 감독과의 미팅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토크스포츠'는 '손흥민과 토트넘은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 손흥민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많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는 재계약을 요구하거나,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얼마나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토크스포츠는 마지막으로 '토트넘은 아직 사우디나 다른 클럽들로부터 어떤 제안도 받지 않았다.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온다해도 강제로 손흥민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 여부를 선수 본인에게 완전히 일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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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