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든든한 골키퍼 열 골잡이 안 부럽다.' 이는 2026년 K리그 초반 흐름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골키퍼 선방에 웃고, 골키퍼 실수에 우는 팀이 매라운드 나오고 있다.
강원FC는 지난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라운드 순연경기에서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로 시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후반 25분 강원 골키퍼 박청효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박찬용의 헤딩슛을 잡았다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박청효의 다리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이호재가 결승골로 밀어넣었다. 강원은 22일 제주 SK와의 홈 경기에선 총 8개의 유효슛을 시도하고도 제주 수문장 김동준의 연이은 '선방쇼'에 막혀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강원은 5경기에서 3무2패(승점 3)로 11위에 처졌다.
K리그2에선 '골키퍼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하는 모양새다. 골키퍼의 초보적인 실수와 안일한 상황 판단에 따른 실점 장면이 빈번하다. 김포FC는 지난 22일 경남FC와의 K리그2 4라운드에서 실수 한 번에 눈물을 흘렸다. 후반 17분 골키퍼 손정현이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어설픈 볼 컨트롤로 경남 공격수 김현오에게 공을 허무하게 빼앗겼다. 김현오는 빈 골문을 향해 '땡큐골'을 넣어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K리그2 개막전에선 경기 시작 6분 만에 골키퍼 이기현의 퇴장으로 전남에 1대4 대패를 당한 경남은 이날은 상대 골키퍼 실수 덕에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신생팀 용인FC는 올 시즌 포르투갈에서 데려온 외인 골키퍼 노보에게 기대를 걸었다. 28년 만에 K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골키퍼라는 상징성까지 지닌 노보는 출전한 3경기에서 모두 크고 작은 실수를 범했다. 결국 지난 두 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황성민에게 내주고 말았다.
반대로 K리그1 1위 FC서울과 2위 울산 HD는 '국대급 수문장' 구성윤(서울)과 조현우(울산)의 안정적인 선방에 힘입어 선두권을 형성했다. 두 골키퍼는 올 시즌 4경기에서 나란히 2골만을 허용했다. 서울은 4전 전승, 울산은 3승1무로 나란히 무패를 달리고 있다. K리그2에선 수원 삼성 수문장 김준홍이 골문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5경기 중 4번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개막 후 5라운드까지 7실점을 한 수원은 올시즌 5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주며 5전 전승 중이다. 그런 수원이 초반 5경기 중 가장 고전한 경기는 '프로 1년차' 파주 프런티어와의 2라운드(1대0 승)였다. 이날 김지현의 페널티킥을 막아 축구계에 이름 석자를 알린 파주 골키퍼 김민승은 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2대1 승)에서도 말론의 페널티킥을 잇달아 막아 파주의 프로 첫 승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K리그에 골이 메마른 상황에서 앞으로도 골키퍼의 선방 하나, 실수 한 번이 승점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