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유럽챔피언스리그(UCL) 막바지 무대가 시작되면 이강인은 사라진다.
파리생제르맹(PSG)은 7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5~2026시즌 UCL 준결승 2차전서 1대1 비겼다. PSG는 지난 홈 1차전에서 5대4로 승리해 합산 스코어에서 6대5로 앞서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아스널이다.
2시즌 연속 UCL 결승 진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최전성기 시절 박지성만이 해냈던 업적이다. 하지만 이강인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최고의 무대에서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적 첫 시즌부터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강인은 UCL 초반 무대는 자주 뛰었다. 조별리그 6경기 중 4경기에 출전했다. 토너먼트 무대에서도 이강인은 중용을 받았다. 16강 레알 소시에다드전 45분 출전, 8강 바르셀로나전에서도 75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4강부터는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거의 쳐다보지 않는다. 도르트문트와의 4강 1차전을 결장한 이강인은 2차전에서도 후반 막판에 교체로 나와 14분을 뛰었다. 놀랍게도 14분 출전이 이강인의 마지막 UCL 4강 출전이다.
2024~2025시즌부터 엔리케 감독은 UCL 토너먼트 무대가 시작되면 이강인을 외면하는 중이다. 리그 페이즈에서는 이강인을 믿고 쓴다. 이강인은 리그 페이즈 8경기를 모두 뛰었다. 16강 플레이오프부터 교체로 밀려난 이강인은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 연장전에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로 8강, 4강 그리고 결승 무대까지 이강인은 벤치에서 별들의 무대를 직관했다. 우승을 해냈지만 이강인도 한편으로는 씁쓸했을 것이다.
그 씁쓸함이 2시즌 연속 반복되는 중이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페이즈에서는 이강인이 자주 경기를 뛰었다. 부상으로 쉬었던 경기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기를 출전했다. AS모나코와의 16강 플레이오프, 첼시와의 16강까지 4경기 모두 교체로 출전했던 이강인이다. 리버풀과의 8강 1차전에서 12분을 남기고 투입된 이강인. 8강 2차전부터 4강이 끝날 때까지 이강인은 경기장을 밟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아스널과의 결승전에서도 이강인은 벤치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원래 리그에서도 출전이 들쭉날쭉한 이강인이지만 PSG가 UCL에서 8강쯤 올라서면 리그에서 갑자기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비축을 위해서 이강인이 리그 경기를 대신 뛰어주는 셈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중요한 선수라고 누누이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무대에서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출전 시간을 문제로 이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PSG는 현 시대 최고의 팀이지만 선수의 가치는 뛰어야 증명되는 법이다. PSG보다 전력상 약한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할 수도 있다. PSG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뛰는 것도 3시즌째다. 이강인의 기량 발전과 선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