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음에 들어야 쓰지."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중견수 무한 경쟁'을 내세웠다. 시즌 초반 오재원이 기회를 잡았고, 이후 이원석 이진영이 자리를 채웠다.
이원석은 지난해 대수비 대주자로 뛰었지만, 22도루를 하는 등 팀의 득점력을 높여줄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시작은 퓨처스리그였다. 오재원이 확실하게 치고 나오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허리 통증이 찾아와 제대로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이원석은 "시범경기 기간에 웨이트를 하다가 삐끗했는지 걷기 힘들 정도로 아플 때가 있었다. 땅에 발이 닿기만 해도 통증이 타고 올라와서 주저앉게 되더라. 병원에 갔더니 디스크가 터지기 직전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 회복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회복을 마친 이원석은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렸다. 오재원의 체력적 부침과 함께 1군에서의 부름이 이어졌다.
지난달 7일 1군에 콜업된 그는 11일 KIA전에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기록한 그는 다음날에도 2안타 경기를 했다. 14일 삼성전에서는 데뷔 첫 4안타 행진까지 펼쳤다. 23일 LG전에서 3안타 경기를 하는 등 타격에서 확실히 강점을 보여줬던 그는 이후 주춤하며 이진영에게 잠시 자리를 넘겨줬지만, 6일 KIA전에서 다시 2안타 경기를 했다.
초반 좋았던 타격에 대해 그는 "이 정도까지는 생각 못 했고, 그래도 그전보다는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결과로 나오고 있어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인 오재원과의 경쟁 역시 승부욕에 불을 붙였다. 이원석은 "충분히 자극이 됐고 캠프 때부터 위기감을 느끼며 긴장감을 가지고 한 게 좋았던 것 같다. 되게 좋은 선수고 서로 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정신 무장'을 제대로 했다. 이원석은 "퓨처스에 있는 동안 김기태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타격적으로 많이 생각이 정립됐다. 무엇보다 멘털적으로 많은 케어를 해주셨다"고 했다.
이원석은 "쿠팡 배송을 예로 들어주셨다. 배송을 시켰는데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하는데, 1군도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1군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2군으로 반품을 하니 쓸 수 있는 상품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김 코치는 2017년 감독으로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누구보다 프로의 냉혹함을 잘 알고 있다.
이원석은 "그 말에 정신이 확 들더라. 1군에서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준비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원석은 "꾸준하고 길게 좋은 감을 가지고 가는게 중요하다"라며 "시즌 끝날 때까지 잘 유지하도록 하겠다. 또 많은 출루를 해서 팀이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