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소' 황희찬(30·울버햄턴)이 마르코 실바 감독 앞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황희찬은 17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24분 팀의 선제골을 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잡아낸 황희찬은 뒤에서 쇄도하던 마테우스 마네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마네가 이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의 시즌 4호 도움이었다. 3월 리버풀과의 FA컵 5라운드에서 골을 넣은 후 두 달 만에 기록한 공격 포인트였다. 리그로 한정하면 지난 1월 웨스트햄전 이후 132일만의 공격 포인트였다. 황희찬은 올 시즌 3골-4도움을 기록했다. EPL에서 2골-2도움, FA컵에서 1골-1도움, 카라바오컵에서 1도움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이날 시종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프리킥을 전담하는가 하면, 날카로운 패스를 연신 뿌렸다. 무려 3번의 키패스를 성공시키며 팀내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드리블 성공 1회, 가로채기 3회, 걷어내기 1회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23분에는 과감한 돌파로 애덤 암스트롱의 슈팅을 이끌어냈지만, 슈팅은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황희찬은 후반 34분 교체아웃됐다. 풋몹으로부터 평점 7.7점을 받은 황희찬은 마네(7.8점)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풀럼을 상대로 보인 활약이라 의미가 있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턴의 강등으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울버햄턴은 재정적 지속가능성 규칙(PSR) 준수를 위해 전체 임금 예산의 50%를 삭감해야 한다. 주급 7만 파운드(약 1억 4000만 원)를 받는 고액 주급자 황희찬을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 황희찬은 2부 리그로 내려가는 대신 EPL 잔류를 원하고 있다.
다행히 EPL 클럽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풀럼이 가장 적극적이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에크렘 코누르는 '황희찬의 기량은 EPL 시장에서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술적 범용성은 중위권 팀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다.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은 황희찬의 성실함과 전술적 규율을 높게 사고 있다. 공격진에 더 강력한 '공격성'을 더하길 원하는 풀럼에게 전방 압박 능력을 갖춘 황희찬은 완벽한 적임자로 보이며, 현재 양측은 의사를 타진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울버햄턴은 황희찬 이적료로 1300만파운드(약 260억원) 정도를 원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황희찬이 이날 보여준 영리하고도 이타적인 모습이라면 풀럼이 지갑을 열 공산이 크다. 현재 풀럼 뿐만 아니라 브렌트포드도 황희찬을 원하고 있다. 코누르는 '브렌트포드 역시 실속 있는 영입을 노리는 클럽답게 그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황희찬을 강등으로 인해 시장 가치가 저평가된, 검증된 EPL 득점원으로 보고 있다. 이고르 티아고의 불확실한 미래 속에 고품질의 로테이션 자원을 찾는 브렌트포드에게 황희찬은 이상적인 후보'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밖에서도 황희찬을 지켜보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황희찬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누르는 '아직 공식적인 제안은 없으나, 중개인들을 통해 선수의 요구 주급 등을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황희찬에 대한 매력을 여러 팀들이 느끼는 상황에서 시즌 말미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황희찬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이 났다. 마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울버햄턴은 전반 추가시간 마네가 반칙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를 안토니 로빈슨이 차넣었다. 이미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 강등이 확정된 울버햄턴은 승점 19점(3승10무24패)으로 최하위인 2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