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은 토트넘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올 시즌 토트넘은 최근 구단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 후 토마스 프랭크를 선임하며 새 시대를 계획했으나, 모든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토트넘은 프랭크 체제에서 무너지기 바빴다. 강등권으로 떨어지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프랭크를 경질하고 데려온 감독은 이고르 투도르. 하지만 투도르 체제에서 토트넘은 명확한 계획도, 선수단 장악도 되지 못했다. 팀은 강등권인 18위까지 추락하며, 강등이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기도 했다.
다행히 감독 교체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세리에A 무대에서 팔레르모, 베네벤토, 사수올로 등을 이끌며 감독 경력을 시작했고, EPL에서 브라이턴을 이끌며 이름을 알린 로베르토 데 제르비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데 제르비는 토트넘 부임 이후 2026년 리그 첫 승 등 연승까지 만들며 토트넘을 다시 17위로 올려놨다. 토트넘은 데 제르비 체제에서 분위기 수습에 성공했으나, 직전 첼시전 패배로 잔류를 위해서는 최종전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 모든 상황의 시작점은 손흥민이었다. 10년이나 팀을 지탱했던 에이스이자, 리더가 지난해 여름 LAFC로 이적하며 공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공격진은 사비 시몬스, 랑달 콜로 무아니 등을 데려왔으나 해결사의 부재가 컸다. 최고의 득점원이었던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팀을 이끌어온 손흥민이 사라지자, 선수들이 흔들렸다. 새롭게 주장을 맡은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선수단을 전혀 뭉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그런 토트넘의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22일(한국시각) '손흥민은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곧바로 성공을 거두었다. 토트넘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977년 이후 처음으로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토트넘의 우승은 정말 놀라운 성과였기에 경기를 보는 것이 정말 고통스럽다"며 "나는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시차 때문에 모든 경기를 다 볼 수는 없지만,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최대한 응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결과를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마치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좋은 소식은 우리 팀이 최근 몇 주 동안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예전 소속팀을 최대한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응원과 함께 토트넘은 잔류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향한다. 토트넘은 2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해당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토트넘은 잔류가 유력하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