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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에) 오길 잘했단 생각이다. 보약을 섭취하고 돌아가는 셈이다."
김효주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리더보드 맨 윗줄을 꿰찬 채 첫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10번 홀(파4)에서 시작한 김효주는 첫 홀부터 버디를 잡고 시작했다.
15번 홀(파3) 보기를 17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지만 7번 홀까지 8개 홀 동안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가는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8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았고 9번 홀(파4)을 버디로 장식, 기분 좋게 경기를 끝냈다.
LET 대회에는 처음 출전한 김효주는 "(경기 때)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는데 좀 더 크게 틀어줬으면 좋았겠다. 진짜 재미있었다"고 색다른 경험을 한껏 즐긴 눈치였다.
LET 아람코 시리즈는 또 개인 순위도 매기지만 아마추어 1명을 포함해 4명이 팀을 이뤄 팀 순위도 따진다.
주장으로 팀원 3명과 함께 경기한 김효주는 "처음엔 조금 적응이 안 됐다.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었다"면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처음이다 보니 어쩔 줄 몰랐는데 내일부터는 팀원 가운데 아마추어 참가자한테는 퍼팅 라인도 좀 가르쳐드리는 등 주장 역할을 좀 해야겠다"며 웃었다.
4명이 함께 경기하다 보니 18홀을 다 도는데 6시간이 넘게 걸렸다.
특히 그린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김효주는 "배가 슬슬 고파서 끝날 때가 됐나 싶었는데, 4홀이나 남았더라"면서 "그린에서 혼자서 스트로크 연습도 하고, 라인도 한 번 더 보면서 루틴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고 소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대신 한국에서 열리는 LET 대회를 선택한 김효주는 "이번 대회 출전이 나한테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조금 부족한 걸 보완하고, 또 자신감도 되찾고 연습을 좀 더 하고 돌아가면 미국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조금도 후회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저한테는 보약을 섭취하러 온 그런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효주는 "그동안 샷과 퍼트 때 시작하는 방향이 좀 틀어졌다. 퍼팅도 안 좋았는데 버디 기회를 너무 만들지 못했다"고 그동안의 부진을 설명했다.
"완벽하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원하는 구질이 나오고 있다"는 김효주는 파리 올림픽 얘기에 눈이 동그래지면서 특유의 투지를 내보였다.
한국 선수로는 고진영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랭킹이 높지만, 양희영에게 쫓기는 김효주는 "미국 돌아가면 우선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100%로 만들겠다"면서 "안 그래도 어제 대한골프협회 회장님을 만났는데 올림픽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김효주는 "넬리 코르다가 LPGA 투어에서 5연승을 했는데 같은 선수가 보기에도 너무 멋지다"면서 "누가 코르다를 잡을지 궁금하다. 내가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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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