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공기가 멈춘 것 같았다. 3일 연속 2만500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방금 전까지 뜨겁게 응원하던 양 팀의 팬들이 한순간 물뿌린듯 조용해졌다.
'슈퍼스타'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이 허리를 부여잡은 순간이었다.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도 김도영은 눈부시게 빛났다. 0-1으로 뒤진 1회말, KT 사우어를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날 김도영에겐 첫 타석 초구, 몸쪽 살짝 빠진 149㎞ 투심을 기가 막히게 걷어올려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4회말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KT 힐리어드의 3점홈런으로 다시 3-6으로 역전당한 상황, 문제의 6회말, 3번째 타석. 선두타자 김선빈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는 김도영.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파울로 볼카운트 0B2S로 몰렸다. 3구째 스위퍼 볼을 골라냈고, 4구째 친 공은 유격수 정면 땅볼이었다.
정확한 병살 코스였지만, 중계 과정에서 KT 2루수 김상수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김도영이 1루에서 세이프됐다.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시즌 MVP를 거머쥔 2024년, 그리고 거듭된 햄스트링 부상에 좌절한 2025년.
빛과 그림자 같은 두 시즌을 보낸 김도영은 올해 달리는 폼을 바꿨다. 과거엔 말 그대로 '이종범'마냥 폭발적인 주루를 했다면, 지금은 전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빠르지만, 마치 거포들마냥 성큼성큼 뛰는 폼이다.
도루도 철저하게 자제하고 있다. 올시즌 도루 시도 자체가 단 1개뿐(성공)이다. 대신 이날 홈런까지 11개의 아치를 그리며 리그 홈런 부문 1위다. 말 그대로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1루에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된 직후, 김도영은 순간 허리에 손을 올렸다. 김도영의 신호를 본 KIA 더그아웃에선 트레이너가 달려나왔다.
그 순간 2만명이 넘는 인파로 한껏 달아올라있던 챔피언스필드에 순간 침묵이 흘렀다. 김도영이 간단한 처치를 마치고 1루에 복귀하기까지의 짧은 순간이었다.
나성범이 삼진, 김호령이 땅볼로 아웃돼 이닝이 끝났다.
김도영은 정상적으로 7회초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지만, 결국 통증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곧바로 김규성과 교체됐다. 김도영은 살짝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갔다.KIA 구단으로선 선수 보호차원에서의 당연한 교체다.
도서관 부럽지 않을 만큼 차갑게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현 시점 KBO리그에서 김도영이란 슈퍼스타의 비중을 보여주는듯 했다.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재능을 지닌 선수지만, 이를 발휘하기 위해선 건강이 최우선이다.
KIA 구단은 "김도영은 스윙하고 주루하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을 느꼈다. 본인은 큰 통증은 아니라고 하는데. 혹시 모르니 안전을 위해서 아이싱 후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검진 결과 "아무 이상 없음, 단순 통증"이라는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