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99.96%' 일본 지분 ABC마트, 유니클로 이어 불매운동 '집중 타깃' 되나?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9-08-07 08:34


 ◇ABC마트 '메가스테이지'에서 상영한 욱일기 노출 광고 영상.  사진제공=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지난 3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조짐이다.

특히 ABC마트의 경우 최근 3년간 일본상품 피해구제신청 접수 건수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지난 4일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불매운동의 '첫번째 타깃'이 됐던 유니클로에 이어, 사실상 '일본 업체 지분 100%'인 ABC마트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게 된 것.

또한 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ABC마트 '메가스테이지' 매장에서 지속적으로 방송했던 욱일기를 활용한 광고영상 화면 캡처를 공개하면서 더 큰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서 교수는 "비록 ABC마트에서 제작한 광고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욱일기 활용 영상을 검증없이 노출한 것도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국내에 진출한 ABC마트는 그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해, 신발 편집숍 시장의 약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ABC마트 전국 매장 수 256개…유니클로보다 30% 이상 많아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보이콧 재팬'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ABC마트의 '소비자 홀대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내시장에 진출한 일본상품에 대해 최근 3년간 1100여건의 피해구제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일본상품 피해 접수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일본업체 15곳의 상품에 대해 모두 1134건의 피해구제신청이 접수됐다. 특히 ABC마트 상품에 대해 접수된 피해구제신청이 전체의 60.0%(680건)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업계 1위 ABC마트의 전국 매장 수는 7월 말 현재 256개로, 이는 경쟁업체 뿐 아니라 대표적 일본계 업체인 유니클로의 191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2003년 말 불과 6개였던 매장이 40배 이상 불어났지만, 커진 몸집에 비해 품질 및 서비스는 규모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피해구제신청 이유로는 '품질·A/S 관련'이 1037건(91.4%)로 가장 많았고, '계약 관련'이 73건(6.4%)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청 처리 결과를 보면 '정보 제공 및 상담' 등으로 마무리돼 사실상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346건(30.5%)에 달했다. '교환'은 350건(30.9%), '환급(환불)'은 325건(28.7%)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ABC마트에 대한 문제제기가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소비자 홀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강병원 의원도 "일본 기업은 우리 국민에게서 수익을 얻는 만큼 국내 소비자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6일 ABC마트 관계자는 "현재 세부사항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간략하게 밝혔다.

▶ 도입 초기 51%였던 일본 ABC마트 본사 지분 99.96%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ABC마트 본사에서 지분 99.96% 가지고 있으며 대표이사 등이 지분 0.04%를 소유하고 있다.

일본 본사의 지분율이 사실상 100%인 만큼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ABC마트코리아의 매출은 5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늘었고, 영업이익 427억원, 당기순이익 3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중 지난해 일본 ABC마트 본사에 총 124억원을 지급했다. 특히 ABC마트가 일본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2016년 69억원, 2017년에는 77억원, 2018년 82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기부금은 2016년 2억4663만원·2017년 2674만원·2018년 3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일본으로 넘기면서 국내 기부금 등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아울러 ABC마트의 일본 본사 지분이 도입 초기 51%에서 99.96%로 늘어났다는 점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체'로 떠오른 국내업체 중 하나인 '슈마커'의 안영환 대표와 ABC마트와의 '얄궂은 인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

안 대표는 지난 2002년 일본에서 ABC마트를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이다. 안 대표는 2011년 갑작스러운 결별 전까지 10년간 ABC마트의 성장을 이끌었다. 관련업계에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인해 안 대표가 일본 ABC마트 본사에 본인 지분을 완전히 넘기고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ABC마트가 안 대표를 배임·횡령 등으로 고발하면서 5년여간 법정공방을 펼쳤다. 대법원에서 안 대표에 대한 최종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또다른 소송이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BC마트와의 소송 과정에서, 안 대표의 중국 진출 계획이 중단되는 등 남은 앙금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ABC마트와의 송사가 최근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안영환 대표는 지난 2016년 토종기업인 '슈마커'를 인수하며 신발 편집숍 업계로 돌아와 재차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와 관련 6일 ABC마트 관계자는 "안영환 전 대표와의 송사는 마무리 된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ABC마트의 경우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신발을 판매하는 편집숍 특성상, 그동안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면서, "이번에 대표적인 일본 유통업체로 지목되면서, 유니클로에 이어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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