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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역사'로 불리는 BMW코리아가 올해로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한 BMW코리아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그룹 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5일 현장을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지난 30년 동안 BMW코리아가 한국과 동반 성장한 역사를 짚어보면서 고성능 드라이빙 머신의 아이덴티티를 느껴보는 체험 행사가 핵심이다. 30주년 페스티벌 슬로건으로 ‘운전의 즐거움, 내일의 새로움으로(Define Driving Pleasure Again)’을 내세웠다.
이날 행사 서두는 한국에서 BMW 브랜드의 역사를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1995년 독일 BMW 그룹이 자본금을 전액 투자해 국내 최초의 ‘수입차 법인’으로 설립됐다. 이후 판매가 늘면서 고객 서비스 만족을 위한 부품물류센터를 수입차 업계 처음으로 건립했다.
사실상 수입차 모든 역사의 ‘처음’에는 BMW코리아가 등장한다. 이후 1999년에는 ‘BMW 모토라드’를 설립해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시장을 열었다. 이어 2005년에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를 도입해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앞세운 소형차 시장을 개척했다.
1995년 설립 당시 한국 수입차 시장 규모는 연간 6921대에 불과했다. BMW의 판매량도 700여대 수준이었다. 이후 30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약 35배 성장해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BMW코리아는 2011년 2만대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2013년 3만대, 2014년 4만대를 넘어섰다. 2024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80만8409대다.
추가로 2024년까지 모토라드는 3만3814대, MINI는 12만6113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들 모든 브랜드를 더한 국내 총 누적 판매량은 2024년말 기준 96만8336대다. 이제 한국 시장은 BMW 그룹에서 세계 5위다.
BMW코리아는 차량 판매 외에도 대규모 투자로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했다. 2014년 인천 영종도에 개관한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 ‘BMW 드라이빙 센터’가 대표 사례다. 당시 현대차그룹도 하지 못한 드라이빙 센터를 건립한 것이다.
초기 770억원을 시작으로 확장(130억원), 10주년 리뉴얼(49억원) 등 총 95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2024년까지 누적 방문객은 162만명, 드라이빙 프로그램 참여자는 25만명을 넘어섰다.
서비스 부품 공급망 투자도 지속했다. 2017년 1300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성에 대규모 부품센터를 건립해 이전했다. 이는 BMW 해외법인 및 국내 수입차 업계 최대 규모로 6만여종의 부품을 보유, 독일 본사 대비 95% 이상의 부품을 확보했다.
2027년까지 650억원을 추가 투입해 물류센터를 1만평 규모로 증축하고 별도의 전기차 배터리 전용 창고도 구축할 계획이다.
전동화 대응도 적극적이다. BMW코리아는 2024년까지 총 2125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확보했다. 올해 차징 스테이션 포함 600기를 추가해 총 3000기로 확충할 예정이다.
연구개발도 강화 중이다. 지난 2024년 4월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BMW 그룹 R&D 센터 코리아를 확장 이전했다. 이곳에는 전기차 충전기 시험동, 인증 실험실, 정비 및 연구 공간 등 다양한 테스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BMW는 국내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의 틀을 다졌다. 2024년 BMW그룹은 국내 기업으로부터 45억유로(약 6조5350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했다. 이는 BMW 그룹 코리아의 같은 해 매출(약 6조1066억원)을 웃돈다, 2010년 이후 누적 구매 규모는 37조원이다.
주요 협력사는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한국타이어, 세방전지 등이다. BMW는 전기차 11개 모델 중 9개에 삼성SDI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미니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30주년 기념 전시 공간에는 BMW코리아 역사를 대표하는 차량이 전시됐다. 1990년대말 인기를 끈 고성능 드라이빙 머신 3시리즈, 수입차 대표 중형 세단 5시리즈, 그리고 럭셔리 리무진 시장을 연 7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1999년 등장한 BMW 최초의 수입 모터사이클 R1100S도 만나 볼 수 있다.
이날 미디어를 대상으로 새로운 소형차 1 시리즈와 2 시리즈를 선보였다. 6월 계약에 들어가는 이들 차량은 전륜구동으로 실용적인 해치백 1 시리즈, 그란쿠페의 실루엣을 자랑하는 세단 2 시리즈다.
눈길을 끈 것은 라이트가 점등되는 ‘키드니 그릴’이 소형차까지 확대된 것이다. 외관도 매력적이지만 인테리어가 빛을 발한다. 모던한 대시보드와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했다.
다음은 BMW 아트카 전시다. BMW 8시리즈 그란 쿠페를 기반으로 한 ‘THE 8 X 제프쿤스’ 아트카는 전 세계 단 99대 한정으로 생산, 판매됐다. 파란색, 은색,노란색, 검정색 등 11가지 외부 색상을 활용해 외장 도색 작업에만 200시간 이상을 투자한 차량이다.
30주년 역사를 돌아본 뒤 이번에는 BMW의 미래와 만나는 시간이다. 첫 수소연료전지차 iX5 하이드로젠이 대표적이다.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곧바로 양산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이다.
과거 8시리즈 컨버터블을 모토로 개발한 전기 컨버터블 ‘스카이탑’은 미래적인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기차의 디자인 특성을 살리고 럭셔리한 실내와 ‘오픈 톱 에어링’의 매력을 발산한다. 스카이탑은 글로벌 시장에서 50대 한정 판매한다.
전시 공간 및 주차장 주변에는 10여 종류가 넘는 푸드트럭부터 페이스 페인팅, 레이싱 시뮬레이션, 골프, 드론 체험, 범퍼카 등 다채로운 오락거리도 마련됐다. 고객과 함께 즐기는 BMW코리아 30주년 축제인 셈이다.
이제 BMW의 ‘드라이빙 머신’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 인스트럭터들이 운전하는 고성능 M 차량에 탑승해 드리프트부터 3G가 온 몸에 전달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택시 타임’이다.
드라이빙 센터 서킷 3바퀴를 돌면서 왜 BMW가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지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어 BMW 드라이빙 센터 내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를 X5에 탑승해 경험했다.
마지막으로 화려한 드리프트 퍼포먼스가 이날 행사의 방점을 찍었다. BMW 모토사이클과 미니 JCW, 그리고 BMW M 차량이 번갈아 나타나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화려한 퍼포먼스 주행과 드리프트는 BMW만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영종도=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