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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의 화면을 보며 보내는 시간인 '스크린타임'이 길수록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타임과 우울증 간 연관성이 수면 부족과 뇌 백질(white matter) 발달 문제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 스크린타임이 길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청소년일수록 감정조절, 기억, 주의 집중 등을 담당하는 뇌 영역 간 백질 연결망이 더 약하고 덜 조직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백질의 연결망은 도시 간 고속도로와 같다며 스크린타임이 길고 수면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뇌 백질 연결망은 8차선 고속도로보다는 숲속을 통과하는 구불구불한 오솔길에 더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스크린 사용 시간과 수면의 질이 맞닿는 지점이 뇌 기능과 정신 건강 향상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건강한 습관을 장려하고 스크린타임과 적절한 수면 간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심리학 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서 공개된 논문에서 호주 퀸즐랜드대 마이클 노에텔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전 세계 29만2000여명의 어린이 데이터가 포함된 117개 연구를 메타 분석해 스크린 사용 시간 증가가 어린이 정서·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문제를 가진 아이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스크린에 더욱 의존하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0~5세보다 6~10세 어린이들이 스크린 사용이 많을수록 사회-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별에 따라서는 여자 어린이들이 스크린 사용이 많을수록 사회-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고, 남자 어린이들은 사회-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스크린 사용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