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등록 말소' 경고에도 주차…경발위원 등 내빈에게는 특혜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아침마다 전북경찰청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어지간한 축제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문 차들이 주차할 곳을 찾아 청사 곳곳을 헤맨다.
청사를 회전식으로 설계한 탓에 같은 차가 주변을 반복해서 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부서 회의나 직원 사격, 무도훈련 등 행사라도 있는 날이면 흡사 명절 때 고속도로와 같은 정체 현상이 빚어진다.
급한 용무로 청사를 찾은 민원인 차량도 예외 없이 기약 없는 꼬리물기 행렬에 동참해야 한다. 전북경찰청은 민원실 주변에 '민원인 전용 주차구역'을 10면 정도 마련했지만, 오전 8시 30분이면 이 자리 모두 주인이 생긴다.
일과가 시작되기 전에 민원인들이 청사를 찾을 리는 없으니 그 자리는 전북경찰청 직원들이 차지한다. 급기야 전북경찰청은 "민원인이 아닌데, (직원들이) 민원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면 출입 등록을 취소하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지금껏 말소 조치는 없었다.
가뭇없는 조치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민원인 주차장을 차지하니 결국 민원인들은 단속 위험을 무릅쓰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청사 밖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다. 전북경찰청은 민원인 주차장을 기껏 도색해놓고도 청사를 찾는 민원인에게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안내한다.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배려조차 없어 몰강스럽다.
민원인 주차장이 '경찰관 주차장'이 된 속사정은 부족한 주차장에 있다. 전북경찰청 청사 내 주차면은 386면인데 근무하는 직원은 600명이 넘다 보니 민원인 차는 매번 도로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예외도 있는데 경찰발전위원이나 중요한 내빈, 금방 물건을 내려놓고 떠나는 택배기사는 주차가 금지된 청사 앞에도 차를 댈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을 제외하고 청사 앞쪽에 주차하면 금세 청사 관리부서의 호된 질책을 듣고 차를 옮겨야 한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민원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운 직원에 대해 출입 등록을 말소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경고성으로 표지판을 붙여놓은 것"이라고 했다.
경발위원 등 내빈에게만 청사 앞 주차를 허용한 이유를 묻자 "일 년에 2∼3번 정도 행사가 있는데 민원인 불편이 있다면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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