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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용 메신저 맞아?"…디스코드 극단주의 논란

기사입력 2025-09-17 12:35

[디스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디스코드 홈페이지 캡처]
미국서 잇단 범행에 사용 정황…범죄 통로로 지목

국내도 정치적 선동 시도…감시 강화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젊은 층 게이머들이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앱 디스코드(Discord)가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10대·20대 극단주의 범죄의 발산 통로로 쓰이며 안전성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암살한 혐의를 받는 20대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은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디스코드에 범행을 자백하는 글을 남겼다.

해당 메시지는 3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 소규모의 비공개 온라인 그룹으로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디스코드 측은 "로빈슨이 플랫폼 내에서 범행을 계획하거나 폭력을 선동한 흔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디스코드는 게임에 특화된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채팅방과 음성 대화방 등으로 구성된 '채널'을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창기에는 같이 게임을 할 사람을 찾으려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로 이용돼왔지만, 점차 기존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대체하는 새로운 소셜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다.

디스코드는 2022년에도 미국 뉴욕주 버펄로시에서 발생해 10명이 숨진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범죄 선언 통로가 됐다.

사건 당시 18세였던 총기 난사범 페이튼 젠드런은 범행 전 디스코드에 수개월간 백인 우월주의 관련 게시물과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젠드런은 범행 장소에 도착해 총격을 가하기 전 소수의 인원에게 자신이 올린 디스코드 글을 열람할 수 있도록 초대 게시물을 보내고, 트위치(Twitch)를 통해 범행 과정을 생중계해 충격을 줬다.

그 이듬해인 2023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13세 소년이 디스코드에 유대교 회당 테러 계획을 올렸다가 범행 전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디스코드에 따르면 앱의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2억 명에 달하며, 90% 이상은 게임을 목적으로 앱을 사용한다. 특히 10대∼20대 이용자층에서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코드가 게이머 커뮤니티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정치적 극단주의의 확산 통로로도 쓰이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디스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폭력적 극단주의 단체를 조직하거나 홍보·지지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으나, 이런 선언과 사후적 대처만으로는 극단주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올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 당시 일부 극우 성향 시민단체가 디스코드를 통해 특정 기사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다는 '좌표 찍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영국의 연구자 단체 글로벌 극단주의·기술 네트워크(GNET)는 지난 2월 보고서를 내고 스팀, 트위치, 디스코드 같은 게임 관련 플랫폼이 극단주의자들의 사상을 퍼트리는 토양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스코드 같은 플랫폼 기업이 유해한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게이머 커뮤니티의 악성 문화를 완화해 보다 포용적인 환경으로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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