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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열린 엡스타인 '판도라 상자'는 누구를 파멸시킬까?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 성착취범으로 밝혀져 복역 중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명단을 말한다. 수사 관련 문서 600만 쪽 중 현재 절반 이상이 미국 법무부에서 공개됐는데, 공개 문서 중 6만5천여 쪽은 다시 삭제됐다. 비공개 문서는 중복돼 불필요한 것이며, 삭제 분량은 피해자 정보 노출 피해를 막으려 지웠다는 설명이 따랐다.
그러자 삭제 또는 미공개 부분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 양 진영 간 사생결단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파일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의 승패가 향후 미국 정치는 물론 국제정치 전체에 미칠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가장 도덕적으로 금기하는 '아동성애' 범죄인 데다 거명된 인사 모두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이고, 양대 정파 중 한쪽에 치명타를 입힐 메가톤급 이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각국 유력 인사들까지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란과 전쟁 중이지만, 미국 내에선 그 못잖은 관심사다. 공교롭게 논란이 재점화한 것도 민주당 진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연루된 엡스타인 파일 사건을 묻으려 이란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하면서부터다.
민주당이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엡스타인 논란의 결말은 트럼프 정권의 명운은 물론 미국-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도 파장을 미칠 변수가 됐다. 다만 현재까지 그림은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진영 인사들의 연루 정황이 주로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선 오히려 무관하다거나 엡스타인의 결정적 비위를 신고하고 유일하게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는 증언만 받아들여진 상태다. 특히 민주당 전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엡스타인 범죄 이력이 집중된 시기에 수십 차례 그의 전용기를 탄 기록이 나와 미 하원 출석 조사까지 받았다.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판도라 상자를 열자던 민주당이 상자 속에 자기들 이름만 가득한 걸 깨달을 것'이란 조롱까지 나돈다.
민주당은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섰고 자연스레 초점은 '사라진 6만5천여쪽'과 미공개 영상에 집중됐다.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정황을 숨기려고 핵심 증거를 은폐하며 선별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진영과 주류 진보 언론의 주장이다. 반대로 공화당 진영과 보수 언론은 파일 공개로 트럼프 결백이 입증됐으며, 클린턴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의 혐의를 조속히 밝혀 처벌하자고 맞선다. 클린턴의 경우 희대의 성 스캔들이었던 '르윈스키 추문' 때처럼 의회 증언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해 미 의회가 그를 위증 혐의로 기소 요청할지가 미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스코어는 민주당 진영이 불리해 보인다. 삭제 문서 속에 민감한 정보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라진 6만5천여 쪽'이 엡스타인 스캔들의 승부처로 지목된다. 워낙 엽기적이고 파장도 큰 사건이니 음모론이 안 나올 리 없다. 대표적인 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문서 전체에서 자신의 무혐의가 확실함을 이미 다 파악하고 도박하듯 '패'를 숨긴 채 민주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이려 '삭제 문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현실이 될 경우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도덕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된다. 반대로 트럼프가 고의로 자신의 혐의를 은폐하려 자료를 삭제했다는 음모론이 사실이 되면 정권 중도 하차와 조기 대선 시나리오가 유력해진다. '역겨운 스캔들'이 현대사를 뒤바꿀 세기의 사건으로 비화했다.
lesli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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