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철 롯데마트 대표 선언문까지...'납품업체 갑질로 수억대 과징금' 이미지 회복 가능할까

최종수정 2026-03-26 07:50

지난 3월 초 롯데마트 공식 홈페이지에 일부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대표이사 선언문'의 등장이다.

지난해 11월 말,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롯데마트·슈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차우철 대표이사 명의로 게재된 이 선언문은 '롯데쇼핑 컴플라이언스 경영방침'을 설명하면서, 세 가지 선서를 덧붙였다.

국내외 법령을 준수하고, 위법한 행위를 하지 않으며 준법경영과 ESG에 기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데, 여기서 핵심은 '모든 파트너사는 우리 회사와 더불어 동반 성장하는 대상임을 인식하며,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고 되어있는 두 번째 선서라고 해석된다. 컴플라이언스 경영과 동반 성장을 강조하는 차우철 신임 대표이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차우철 롯데마트 대표 선언문까지...'납품업체 갑질로 수억대 과징금' 이…
롯데마트 홈페이지 캡쳐
그런데 이런 식의 '대표이사 선언문'이 홈페이지에 등장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실제로 이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 등 경쟁 업체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통상적인 'CEO 인사말'이나 'ESG경영' '공정거래자율준수' 등에 관한 통상적인 내용만 나온다. 어디에서도 '대표이사 선언문' 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신임 대표이사는 왜 이런 식의 이례적인 공개 선언문을 발표한 것일까.

선언문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추정해볼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선언문이 공개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마트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사항을 지적하며 시정명령과 함게 과징금 5억69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롯데쇼핑㈜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에 관한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마트부문(롯데마트·슈퍼)에서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여에 걸쳐 납품업체들을 상대로 '①계약서 늑장교부', '②납품대금 늑장 지급 및 이자 미지급', '③직매입 상품의 부당한 반품', '④서면약정 없는 납품업체 인력 유용'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하는 이른 바 '갑질'을 해왔다.

계약서 늑장교부는 2021년 1월 13일부터 2024년 2월 23일까지 97개 납품업체와 맺은 101건의 계약에서 적발됐다. 부당 반품 사례도 2021년 8월 2일부터 2024년 8월 2일까지 1만9853개 상품에서 발생했다. 반품금액이 2억24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정황을 볼 때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의 '선언문'은 공정위의 조사 결과 발표 및 과징금 부과에 대한 선제적 응답으로 볼 수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표선언문은) 공정위 발표 이전에 올라온 게 맞다"면서 "이미 2024년에 공정위가 조사를 진행했고, 본사 차원에서도 해당 내용에 관해 인지하고 있었다. 비록 문제가 됐던 내용들은 전임 대표시절의 일이지만, 차 신임대표가 선언문을 통해 준법경영과 공정 거래에 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마트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했으며, 계약서 교부 지연 방지 및 반품 사유의 엄격한 관리를 포함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우철 롯데마트 대표 선언문까지...'납품업체 갑질로 수억대 과징금' 이…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오른쪽)이 지난 2월26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롯데마트-카카오,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식'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결과적으로 차우철 대표는 부임하자마자 두 가지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하나는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조치로 인해 일반 소지자들에게 '납품업체 갑질 기업'으로 인식되게 된 롯데마트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두 번째 과제는 바로 적자로 돌아선 수익성을 다시 돌려놓는 일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국내 사업에서만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은 5조1513억원으로 전년(5조3756억원)대비 4.2% 감소했다. 그나마 해외 사업에서 매출 1조5461억원(3.3% 증가)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업계 1위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총매출은 17조9660억원으로 2024년 대비 5.9%가 늘어났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무려 1553억원 늘어난 2771억원으로 롯데마트와의 격차를 벌렸다. '선언문'을 들고나온 차우철 대표가 이러한 롯데마트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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