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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는 맛보기, '녹색투어' 영월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영월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게 청령포다. 단종의 유배지로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이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영월에는 청령포 외에도 숨은 역사이야기와 비경을 담고 있는 곳이 많다. 사진제공=지엔씨21
◇영월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게 청령포다. 단종의 유배지로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이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영월에는 청령포 외에도 숨은 역사이야기와 비경을 담고 있는 곳이 많다. 사진제공=지엔씨21

정선아리랑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잔잔했던 선율이 거세게 몰아친다. 호랑이를 조심해야 할 정도로 첩첩산중에 고립됐던 지리적 특성상 척박함을 대표했던 땅이었던 곳. 영월은 단종의 유배지로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기 전까지는 여행지라기보단 곤드레 생산지로 더욱 익숙했다. 그러나 왕사남 이후 영월의 위상은 달라졌다. 조선의 슬픈 이야기가 깃든 곳이요, 척박했던 만큼 원시적이면서도 잘 보존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녹색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는 이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조금 특별하게 영월을 즐겨 보는 게 어떨까. 화려하기보다 거친 매력과 억겁의 시간을 품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녹색 투어의 시작이다.

◇창절사는 절이 아닌 서원이다. 단종 복위를 외치던 사육신과 생육신, 엄홍도의 위폐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주변 퐁경이 아름다워 현지인즐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
◇창절사는 절이 아닌 서원이다. 단종 복위를 외치던 사육신과 생육신, 엄홍도의 위폐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주변 퐁경이 아름다워 현지인즐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

단종의 숨은이야기 '창절사'

영월은 단종의 이야기와 동시에 그를 따르던 이들의 영혼이 깃든 곳이다. 사육신과 생육신의 이야기다.엄흥도도 마찬가지다. 영월군 김삿갓면에 있는 창절사. 창절사는 서원으로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가 세조에 의해 처형되거나 순절한 충신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숙종 11년(1685)에 홍만종의 건의로 지어졌으며, 앞면 5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경내에 있는 문루인 대견루는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의 2층 건물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로 화려한 팔작지붕이다. 1층은 앞면 3칸에 모두 문을 설치했고, 2층은 누각이다. 강원도에 있는 사당이나 서원 중 대문이 문루인 곳은 이곳 뿐이다.

창절사에는 박팽년, 성삼문,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 사육신과 생육신의 위패가 있으며 권완, 권절, 김시습, 남효온, 박심문, 엄흥도 등의 위패가 있다. 단종 복위를 위해 절개를 지킨 충신 10명의 위패를 모시고, 해마다 10월 9일 의식 행사를 올리고 있다. 창절사는 현재 남아있는 강원도 내의 사당이나 서원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지어졌을 당시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건물이다. 단종과 충신들의 충절과 의리를 기리는 역사적인 장소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곳이다.

◇선돌은 영월만의 독특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거대한 기암괴석과 굽은 강줄기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제공=지엔씨21
◇선돌은 영월만의 독특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거대한 기암괴석과 굽은 강줄기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제공=지엔씨21

기암괴석에 탄성 '선돌'

선돌은 영월읍 방절리 서강 안에 절벽을 이룬 곳에 있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이정표를 따라 100m 정도 들어가면 거대한 기암괴석이 기역 자로 굽은 강줄기와 함께 나타난다. 선돌은 높이 70m 정도의 바위로 신선암(神仙岩)이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기암괴석이 서있는 돌이란 뜻이다. 거대한 탑 모양으로 솟아있는 바위는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서강의 푸른 물과 어우러져 경치가 아주 뛰어나다.

1820년(순조 20) 문신 홍이간이 영월부사로 재임하고 있을 때 문신이자 학자인 오희상과 홍직필이 홍이간을 찾아와 구름에 싸인 선돌의 경관에 반해 시를 읊고, 암벽에 '운장벽'이라는 글씨를 새겨 놓았다. 영월에 38번 국도가 개통되기 전에는 선돌 밑으로 도로가 나 있었다. 옛 도로는 1905년에 시멘트와 석벽을 쌓아 확충되었는데 당시의 공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기념비와 장마로 파손된 도로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선돌이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의 지명 역시 선돌(선돌마을)이다.

◇요선암에 들어서면 흡사 우주의 행성에 온 듯 한 느낌을 받는다. 구멍이 숭숭 뚤리고, 물과 바람에 둥글게 깍인 돌이 넓게 깔려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요선암에 들어서면 흡사 우주의 행성에 온 듯 한 느낌을 받는다. 구멍이 숭숭 뚤리고, 물과 바람에 둥글게 깍인 돌이 넓게 깔려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우주의 느낌 그대로 '요선암'

요선암은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에 있다. 태기산에서 발원해 영월군 무릉도원면으로 들어와 흐르는 주천강과 사자산에서 발원한 법흥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갖가지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요선암이다. 요선암의 바위는 2013년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돌개구멍은 지리학 용어로는 포트홀이라고 하는데, 강바닥의 바위에 항아리나 원통 모양으로 난 구멍을 말한다.

조선 명종 때 봉래 양사언이 평창군수로 재직할 때 이곳에 와서 바위 위에 '요선암'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는데,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이다. 맑은 강 속에 커다란 바위들이 넓게 깔려 있어 경치가 아주 뛰어나다.

과거 요선암이 있는 지역은 워낙 벽지에 있기 때문에 요선암의 아름다운 경치도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요선암이 있는 지역을 지나가는 관리들 가운데는 요선암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다. 18세기 후반 정치인 김귀주의 '가암유고'에는 1767년 강원도관찰사가 되어 강원도 일대를 순시하면서 요선암의 뛰어난 경치를 구경하고 싶어 하였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요선암이 있는 무릉리 주천강 강변에는 정면 2칸 측면 2칸의 정자 요선정이 있다. 요선정은 1913년 요선계 계원들이 지은 것으로 1984년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요선계는 과거 무릉리에 거주하던 원주이씨, 원주원씨, 청주곽씨 세 성씨의 대표들이 요선암에 모여서 조직한 동계(마을 삼들이 만든 계)다. 요선계가 만들어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744년에 작성된 기록에 의하면 1695년에 화재로 요선계의 창고와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구들이 불에 탔고, 1743년에 화재로 여러 가지 문서들이 타 버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요선계가 만들어진 건 적어도 1695년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품은 요선정의 좌우로는 오래된 마애불과 석탑이 있다. 지역 주민들은 석탑인근은 과거 신라 때의 절터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영월은 단종의 고장이다. 청령포와 달리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산책로가 구비되어 있다. 정릉의 묘는 언덕 위에 있어 모습을 숨기고 있지만, 잠깐의 수고로움을 더하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영월은 단종의 고장이다. 청령포와 달리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산책로가 구비되어 있다. 정릉의 묘는 언덕 위에 있어 모습을 숨기고 있지만, 잠깐의 수고로움을 더하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단종의 숨결 가득 '정릉'

정릉은 영월 청령포 인근에 있다. 청령포를 보고 둘러보면 좋다. 정릉은 조선 제6대 왕 단종(재위 1452∼1455)의 무덤으로 1970년 5월 26일 사적 제196호로 지정됐고,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장릉 주위의 소나무는 모두 능을 향해 절을 하듯 굽어있다.

오랫동안 단종의 묘는 위치조차 알 수 없다가 1541년(중종 36) 당시 영월군수 박충원이 묘를 찾아내어 묘역을 정비하고, 1580년(선조 13) 상석·표석·장명등·망주석 등을 세웠다. 장릉에는 병풍석과 난간석을 세우지 않았으며, 석물 또한 단출하다. 봉분 앞에 상석이 있고, 상석 좌우에 망주석 1쌍이 서 있다. 아랫단에 사각형 장명등과 문인석·석마 각 1쌍이 있으나 무인석은 없다. 묘가 조성된 언덕 아래쪽에는 단종을 위해 순절한 충신을 비롯한 264인의 위패를 모신 배식단사,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의 정려비, 묘를 찾아낸 박충원의 행적을 새긴 낙촌기적비, 정자각·홍살문·재실·정자 등이 있다. 왕릉에 사당·정려비·기적비·정자 등이 있는 곳은 장릉뿐인데 모두 왕위를 빼앗기고 죽음을 맞은 단종과 관련된 것들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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