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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이이익~! 삑! 삑! 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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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만성중은 자타공인 핸드볼 명문이다. 전문선수로 이뤄진 핸드볼부는 매년 전국대회 3위 이내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태백산기 전국대회에선 3위에 올랐고, 2017년엔 전국소년체전 우승, 2018년엔 은메달을 땄다. 스포츠클럽 학생들 역시 인천 지역 최강이다. 2016년 팀 운영을 시작한 후 매년 인천시 대회에서 입상하며 전국대회 출전을 이어왔다.
김 코치가 설명을 시작했다. "레드카드(실격)보다 더 강한 비신사적 파울을 했을 때 블루카드를 주는 거야. 선수는 실격 조치와 함께 심판 리포트에 따라 징계위원회 등을 통해 추가징계를 받게 돼"라며 주머니에서 무시무시한 파란카드를 번쩍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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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코로나 시대 안전수칙을 엄수했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마스크 속 휘슬을 있는 힘껏 불었다. "득점 인정은 어떻게 하지?" 학생들이 손바닥을 펼친 채 팔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렇지! 휘슬은 짧게 2번! 자, 한 사람씩 해보자." 1대1 수업, 수줍은 동작과 맥없이 새버린 휘슬소리에 웃음보가 터졌다. 김 코치가 정색했다. "너무 약해. 심판인데, 선수가 파울했는데 그렇게 약하게 불면 되겠어?" 학생들의 눈빛이 이내 진지해졌다. 공격자 파울, 라인크로스, 더블드리블, 턴오버 등 파울 상황에 맞는 '시그널 복습'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수신호가 제법 무르익었다. 초보심판 태가 나기 시작했다. "동작도 휘슬도 자신 있게! 심판은 흔들림없이 공정하게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해." 김 코치는 실기교육 틈틈이 공정성, 정확성 등 심판이 갖춰야할 덕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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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이 심리상담사인 만성중 스포츠클럽 주장 김시윤양 역시 심판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을 표했다. "핸드볼을 정말 좋아하지만 규칙은 잘 몰랐다. 라인크로스, 공격자 파울 등 규칙을 배우니 대회 때 이해가 쉽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작년부터 2년간 학생심판 교육을 받았다. 심판 시그널도 연습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스포츠클럽 대회가 열리지 못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심판으로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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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심판으로도 활동중인 김환성 코치는 심판교육의 보람을 전했다. "10주에 걸쳐 선수, 비선수 아이들에게 핸드볼의 기본규칙과 시그널을 가르쳤다. 실전 룰을 수신호로 가르치다보니 아이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더 잘 습득하고 재미있어 하더라"며 교육효과를 전했다. "엘리트 선수들에게 이런 교육은 규칙과 실전 이해를 돕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심판의 동작을 보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클럽 아이들에겐 심판이라는 경험이 생소할 수 있다. 처음엔 어색해 하지만 10주 정도 배우면서 핸드볼에 대한 열정이 생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정당당 스포츠 정신을 배우는 데도 심판 교육은 효과적이다. 김 코치는 "심판 선배들로부터 보상 판정은 절대 안된다고 배웠다. 중립적인 역할,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아이들에게도 그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재웅 대한핸드볼협회 과장은 "학생심판 양성교육은 학교스포츠클럽 대회 지원사업 중 하나다. 학생들이 심판 교육을 받아, 교내 대회나 지역 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심판요원, 기록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핸드볼 선수들에게도, 스포츠클럽 학생들에게도 심판 실기를 배우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핸드볼의 룰을 배우면서 핸드볼을 더 깊이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핸드볼의 팬이 된다. 앞으로도 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학생심판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더 열심히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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