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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 잔은 마셔야겠어요. 딱 한 잔만."
가르마를 탄 단발 헤어 스타일에, 앞머리를 실핀으로 고정하고, 동그란 테 안경을 쓴 독특한 캐릭터로 '힘숨찐(힘을 숨긴 찐주인공)'의 드라마를 쓴 황봉주는 그러나 마지막 순간 눈물을 쏟았다. 생애 첫 국제대회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를 만난 탓인지 실수를 거듭한 끝에 제대로 힘조차 쓰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친 것. 야스퍼스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황봉주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펑펑 울었다. 그런 그를 우승자 야스퍼스와 다른 선수들이 모두 나와 위로해주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황봉주는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운이 많이 따랐던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잘 치는 선수들과 경기를 많이 해서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제 집(김해)에 내려가면 한잔만 딱 먹고 바로 연습을 할 것이다. 한잔은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생애 첫 국제대회 결승은 황봉주를 얼어붙게 했다. 그는 "따로 전략을 세우지는 않았고, 실력이 좋은 상대이기 때문에 뭔가 하려고 하는 것보다 씩씩하게 쳐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그게 안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황봉주는 "힘든 경기였지만, 최선을 다 했다.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실력 자체를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그러면 멘탈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본다"며 더 발전된 모습을 기약했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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