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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장분석] 조인호 총감독의 의미심장 분석 '윤성빈 급추락'. 첫 슬럼프+강한 자존심 "많이 좋아졌다. 10위권? 끝나봐야 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2-03 16:25 | 최종수정 2022-02-04 05:00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경기장면. 스포츠조선 DB

윤성빈의 인터뷰 장면. 스포츠조선 DB

[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윤진만 기자] 4년 전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가장 각광을 받은 팀이 여자컬링 '팀 킴'이었다면,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선수는 '아이언맨' 윤성빈(29·강원도청)이었다. '혜성' 처럼 등장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썰매 종목 금메달을 땄다.

뛰어난 순발력과 동물적인 운동신경, 그리고 날카로운 감각까지.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한 '천재형' 윤성빈은 입문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3년 8개월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5년 5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올라, 평창에서 강력한 충격파를 던졌다.

거칠 것이 없어 보였던 윤성빈은 2019년부터 급격히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 2021~2022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입상하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4일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윤성빈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온라인 미디어데이에서 예상밖의 코멘트를 쏟아냈다. "냉정하게 봤을 때 지금 성적으로 올림픽 메달은 힘들다. 내가 잘못해서다. 남 탓할 것도 환경 탓도 없다. 내가 자처한 일"이라고 했다. 또 "지금 10위권 안팎 순위가 내 실력이다. 베이징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마음만 갖고 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결전의 장소인 중국 베이징의 옌칭에 도착했다.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트랙'을 탄 윤성빈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인터뷰 뉘앙스도 달라지지 않았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내 스타트는 느려지진 않았다. 4년 전과 똑같다. 다른 선수들이 빨라졌다. 내가 멈춰 있었던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심리적 부담감도 토로했다. "4년 전에 비해 사실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4년 전과는 '극과 극'이다.

그런데 왜 윤성빈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비정'할 정도로 냉정한 자기 평가를 하는 걸까. 평창대회 이후 4년 동안 경기력이 급추락한 이유는 뭘까.

조인호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은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혼란스러워했다. 무릎 부상, 코로나19 등의 요인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좋은 성적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윤성빈이 선수 경험은 많지만, 슬럼프를 겪은 게 이번이 처음이다. 자존심이 강한 성격이라 핑계를 대기보다 본인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게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상과 코로나19로 인한 훈련량의 부족, 또 첫 슬럼프까지 겹치면서 4년 전에 비해 경기력이 추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윤성빈의 '비관적' 인터뷰처럼 이번 베이징에서 입상권을 기대할 수 없는 걸까. 조 감독은 신중하게 '낙관'을 말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컨디션 그래프가) 우상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마음의 변화가 있고 욕심도 내고 있다. 10위권? 경기하기 전에는 모른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베이징(중국)=류동혁 기자 sfryu@,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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