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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청각장애 스프린터' 공혁준(25·안양시청)이 시련을 딛고 첫 출전한 데플림픽에서 메달의 약속을 지켰다.
"첫 데플림픽에서 긴장을 많이 해서인지 종아리가 말을 안들어서, 결선서 아무것도 못했다"고 했다. "비록 메달은 못땄지만 시즌 시작 시기에 맞바람 1.4m/s(풍속)에서도 10초79(준결선)라는 시즌 개인 신기록을 얻었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어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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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혁준의 생애 첫 데플림픽 메달 소감은 온통 감사뿐이었다.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과 우리 안양시청 선수들, 선생님들, 데플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특히 응원하러 먼 브라질까지 와주신 강태석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힘든 순간을 함께 지켜준 이들도 하나하나 언급했다. "이천장애인선수촌 주방장 분들의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단 덕에 힘과 체력이 잘 만들어져서 훈련과 시합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고, 100m 준결선 후 종아리가 완전히 망가져서 200m도 포기하려 했는데, 의무팀 선생님들이 진료와 치료, 마사지, 테이핑 등 정성껏 돌봐주셔서 200m 경기도 무사히 참가하고 메달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이로써 한국 청각장애 육상은 이번 대회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남자멀리뛰기 정승윤, 여자마라톤 오상미)를 수확했다. 공혁준, 이무용(33·경기도장애인육상연맹), 정승윤(25·서울특별시청), 채경완(44·전남농아인체육연맹)이 함께 나선 400m 계주에선 비록 최종 6위(44초46)에 머물렀지만 준결선(3위)에선 선후배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43초46의 한국신기록을 합작하는 성과도 있었다.
공혁준은 '44세 베테랑' 채경완을 향해 든든한 후배의 다짐을 전했다. "경완이형이 십수년동안 농아인 육상 정상의 자리를 혼자 쓸쓸하게 지키고 계셨다. 이번 데플림픽을 통해 '왕관의 무게'를 저와 나누어 지시고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어내셨으면 좋겠다."
공혁준은 "첫 데플림픽에서 혼자 힘으론 메달 획득이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해서 내년에 열릴 '아시아태평양경기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획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마일 레이서' 공혁준이 투혼의 은메달을 따낸 그 시각, 카타르 도하에선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강풍을 뚫고 '2m33'을 훌쩍 뛰어넘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역사를 썼다. '육상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20대, 눈부신 건각들의 쾌거다. 공혁준은 "앞으로도 농아인 스포츠, 대한민국 육상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인사로 첫 메달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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