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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서)효원이를 데려올 때 틀림없이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2013년 코리아오픈, '공격하는 수비수' 서효원은 보란듯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 8위 대한민국 톱랭커, '탁구얼짱'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12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쉼없이 달렸다. '월드클래스' 스승의 안목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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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원은 "현정화의 제자라서 행복했다"고 했다. "감독님 기대엔 못미치는 제자였을 수 있지만 '현정화 제자'라서 더 큰 관심을 받았고, 그래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다. '현정화 제자'라는 수식어가 부담되기보단 그냥 좋았다"며 웃었다. 서효원은 "마사회에 오면서 선생님들 덕분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경기를 잘 못하면 감독님이 엄청 혼내셨는데 기분이 안좋기보다 '날 키우시려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모르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현 감독님의 지지않는 멘탈과 독기, 박상준 감독님의 치밀한 작전, 심리, 공격 기술에 같은 수비전형인 김복래 코치님의 끈기 있는 지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일일이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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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가장 잘하는 선수' 서효원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현 감독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긍정의 마인드"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즐겁게 운동하는 선수는 없었다. 탁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선수다. 생활도 단순하다. 탁구 외 딴 생각을 안한다"고 했다. 서효원은 "탁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날 여기까지 오게 했다. 내 인생의 엔돌핀은 탁구로부터 나온다. 탁구할 때 가장 행복하다. 경기를 잘하든 못하든 똑같이 매순간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했다"고 돌아봤다.
스승이자 멘토인 현 감독은 은퇴를 앞둔 서효원에게 여자탁구대표팀 코치직 지원을 제안했다. 여자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솔선수범, 조용한 카리스마, 너른 마음에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봤다. "나는 효원이의 감독 이전에 선배이고, 엄마의 마음, 언니의 마음이다.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여자탁구를 위해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서류, 면접 전형을 거친 서효원의 여자대표팀 막내코치 입성, 지도자로서의 첫 도전이 임박했다.
서효원은 "현 감독님은 그냥 '탁구 감독님'이 아니라 '내 인생의 감독님'이다. 감독님을 만나 내 인생이 달라졌고, 마인드도 달라졌다"고 했다. 17년 전, 오똑한 코가 닮았던 스승과 제자는 이제 여자탁구를 향한 진심,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닮은꼴이다. 서효원은 "후배들이 제 말투가 현 감독님과 똑같다고 한다"며 웃었다. '17년 전 엄마의 선택이 옳았다'는 말에 '현정화 제자' 서효원이 보조개 미소를 띄웠다. "엄마가 옳았죠. 엄마가 요즘도 '내 말이 맞았지? 내 덕분인 줄 알아, 감독님 말씀 잘 들어' 하세요."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