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여자배드민턴이 '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의 '굿스타트'에 힘입어 우버컵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배드민턴대표팀은 3일(한국시각) 덴마크 호센스에서 벌어진 '제31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중국과의 결승전서 매치스코어 3대1로 승리, 정상에 올랐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10회 대회인 1984년 처음 참가한 이후 2010,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우버컵'이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2년 단위로 열리는 최고 권위의 국가대항전으로, 단식 3경기+복식 2경기를 치러 승자를 가린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경기 단식 주자로 나서 라이벌 왕즈이(세계 2위)를 게임스코어 2대0(21-10, 21-13)으로 완파했다. 안세영은 조별리그부터 이번 결승전까지 총 6경기를 치르는 동안 1게임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승리(게임스코어 2대0) 행진을 하는 등 세계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왕즈이와의 맞대결에서도 지난달 아시아개인선수권 결승에 이어 2회 연속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왕즈이와의 결승 맞대결 전승(8승)을 거뒀던 안세영은 올해 들어서도 전영오픈 결승 패배를 제외하고 3승째를 거두며 통산 맞대결서 20승(5패)째를 챙겼다. 올해 아시아선수권 제패로 안세영은 꿈의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개인선수권+아시아개인선수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안세영은 우버컵에서의 아쉬움도 훌훌 털었다. 처음 출전한 2022년 대회에서 결과는 한국이 중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지만,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1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바 있다. 2024년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팀도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해 3위,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이번에 우버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완벽한 승리로 만세를 부른 것이다.
그런 간절함이 통했는지 안세영은 이날 결승에서 조별리그부터 몰고 온 파죽지세를 자신있게 펼쳐보였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먼저 실점을 한 뒤 7연속 득점을 하며 완벽하게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1-2로 크게 앞선 채 인터벌(어느 한쪽이 11점 먼저 도달 후 갖는 작전타임)에 들어가 숨을 고른 안세영은 1게임 후반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또다시 연속 득점을 하며 15-4까지 격차를 더 벌렸다. 이후 왕즈이의 추격은 안세영을 위협할 정도는 되지 않았고, 안세영은 여유있게 21점 고지에 선착했다.
2게임에서 왕즈이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안세영이 초반 연속 득점으로 5-0까지 달아났지만 연속 3득점으로 추격전에 시동을 건 왕즈이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안세영이 다시 12-6으로 달아났다가도 3점 차까지 쫓기는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기선제압에 성공한 안세영은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고, 14-11 이후 3연속 득점을 하며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20-13 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왕즈이를 꼼짝 못하게 만든 절묘한 헤어핀에 성공한 안세영은 마침내 포효했다.
안세영의 기분좋은 출발 기운이 단식에서 이어졌다. 2경기 복식의 이소희-정나은(이상 인천국제공항)이 류성수-탄닝에 0대2(15-21, 12-21)로 패한 뒤 이어진 3경기 단식. 매치 스코어 1-1로 긴박한 상황에서 주자로 나선 세계 17위 김가은(삼성생명)이 세계 4위 천위페이를 맞아 2대0(21-19, 21-15)으로 완승했다. 종전까지 맞대결 전적 1승8패로 크게 열세였던 김가은이 한때 안세영의 천적이던 천위페이를 완파한 것은 '대이변'이나 다름없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짜릿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4경기 복식에 나선 김혜정(삼성생명)-백하나(인천국제공항)가 자이판-장수셴과의 대결에서 2대1(16-21, 21-10, 21-13)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역대 세 번째 세계 제패를 완성했다.
테스트 삼아 지난 아시아단체선수권(2월) 이후 두 번째로 조합을 이룬 까닭에 세계 170위에 불과한 김혜정-백하나가 세계 4위의 자이판-장수셴을 물리친 것 역시 이변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