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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16일, 사상 처음으로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인천 하버파크호텔.
하지만 마지막까지 웃지는 못했다. 모두가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점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서나갔지만, 4, 5차전에서 거짓말 같은 연패를 당하며 다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가스파리니는 제 몫을 했지만, 정규리그만큼의 파괴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렇게 가스파리니와 대한항공의 첫 시즌은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절치부심한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의 선택은 당연히 재계약이었다. 가스파리니는 대한항공의 우승을 위해 변화를 택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체력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식단까지 바꿨다.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생선과 채식 위주로 먹었다. 부족한 단백질은 파우더로 보충했다. 하지만 가스파리니는 시즌 중반 체력 저하 우려를 낳는 등 지난 시즌 보다는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가까스로 봄배구에 합류했다. 이번에도 대한항공의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다.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이번에는 0%의 확률을 넘어야 했다.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대한항공이었다. 이번에도 상대는 친정팀 현대캐피탈이었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가스파리니의 인성, 훈련태도 등을 2년간 지켜본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에 절대 믿음을 보였다. 가스파리니는 우직한 대각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넘었다.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한선수의 빠른 토스에 고전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오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비마다 득점을 올리며 주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기복이 있었던 서브는 챔피언결정전 들어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가스파리니의 활약 속 대한항공은 마침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14%에서 8%, 그리고 0%를 넘은 가스파리니와 대한항공의 운명 같은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