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하얗게 불태웠다’ 김연경의 헌신이 빛났던 봄 배구 [SC스토리]

박재만 기자

기사입력 2021-03-31 09:01



[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1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와 만난 흥국생명 김연경, '모든 걸 하얗게 불태웠다.'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지난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GS칼텍스는 홈 경기장에서 열렸던 1차전과 2차전 모두 3대0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기세 좋게 원정길에 올랐다. 반면 1패만 더하면 우승컵을 내주게 되는 상황에 놓인 흥국생명은 벼랑 끝에 선 마음으로 홈 경기를 준비했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시즌 막판 주전 레프트 이재영과 주전 세터 이다영이 전력에서 이탈하며 흥국생명은 충격에 빠졌다. 선수단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치지 못하며 시즌 막판 1위 자리도 GS칼텍스에 내주며 리그를 마쳤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리더 김연경은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전력에서 빠진 두 주전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된 어린 후배들을 위해 김연경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연신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렇게 시작된 봄 배구,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고 챔피언결정전까지 팀을 이끈 김연경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블로킹을 하다 우측 엄지손가락을 다친 김연경은 붕대를 감고 경기를 뛰었다. 팀을 위한 헌신이자 12년 만에 우승하고 싶었던 그녀의 열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었다. 플레이오프 3경기를 모두 치르고 올라온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연경은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었다. 흥국생명은 1차전과 2차전 무기력한 모습으로 내리 2패를 당하며 홈 경기장인 계양체육관에서 3차전을 준비해야 했다.

그녀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1세트와 2세트는 GS칼텍스가 가져가며 우승을 확정 짓는 듯했지만, 흥국생명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붕대를 감은 손으로 3세트와 4세트를 내리 따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아쉽게 5세트를 내주며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GS칼텍스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김연경은 선수들과 한 명씩 포옹하며 한 시즌 자신을 믿고 함께 해준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올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한 김연경의 모습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부상 당한 손은 붕대로 감고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준비하는 김연경'


'리더의 무거운 어깨'



'부상 투혼으로 팀을 5세트까지 이끈 김연경'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아쉽게 준우승'


'경기장을 찾아준 홈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뿐'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상대 팀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해 주는 김연경의 모습'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를 마치고 후배들을 챙기는 맏언니 김연경'


'결과는 아쉽지만, 김연경의 리더십이 빛났던 한 시즌이었다'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