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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안산팬들은 눈물? 왜 연고지 이전 '충격' 결정했나 "해볼만 한 도전이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5-06-24 12:32 | 최종수정 2025-06-24 18:23


[현장 리포트]안산팬들은 눈물? 왜 연고지 이전 '충격' 결정했나 "해볼…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KOVO

[상암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남자배구 막내팀으로써 해볼만 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이 확정됐다.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 본사에서 열린 KOVO 이사회에서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이 '만장일치'로 최종 확정됐다.

따라서 OK저축은행은 2013년 창단 이후 함께했던 경기도 안산을 떠나, 2025~2026시즌부터 부산광역시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한다. OK저축은행의 이전으로 부산은 야구, 축구, 농구에 이어 배구단까지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보유한 지자체가 됐다. 서울, 인천, 수원에 이은 4번째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은 이날 KOVO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다. 부산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과 협조를 해주시기로 해서 용기를 냈다"면서 "배구가 최근 시청률이나 관중이 정체 상태다. 스타 선수들도 은퇴를 했고, 국제 경기 성적도 안 좋아서 위기감이 많았다. 남자부 막내 구단으로써 해볼만 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이 연고지 이전을 결정한 핵심 두가지 이유는 수도권 과밀화를 줄이고, 모기업 의존도를 낮춰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현장 리포트]안산팬들은 눈물? 왜 연고지 이전 '충격' 결정했나 "해볼…
권철근 단장은 "남자배구는 대전 이남에 팀이 없어서 전국 시청률이 잘 안 잡힌다. 부산은 배구 엘리트팀 13개가 있고, 아마추어도 200개, 동호인도 1700여명이 있다. 배구 인프라가 확보된 지역"이라면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좋은 환경이다. 기존 안산 상록수 체육관은 수용인원이 약 2300명이었지만, 강서체육관은 최대 4189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남자부 7개 구단 중 지방을 연고로 하는 팀은 현대캐피탈(천안)과 삼성화재(대전) 2개 뿐이었고, 여자부 7개 구단 중에서는 정관장(대전)과 한국도로공사(김천), 페퍼저축은행(광주)이 지방 연고 팀이다. OK저축은행의 이전으로 남자부 7개 구단 중 이제 3개팀이 지방 연고팀이 됐다.

OK저축은행은 2019년 부산 썸머리그 당시 처음 부산 이전에 대한 가능성을 봤고, 2020년 3월 부산시 배구협회와 첫 논의를 가졌다. 이후로도 논의를 이어가다 2024년 8월부터 부산시와의 협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에서 부산으로 장거리 연고 이전을 하게 됐지만,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선수단 클럽하우스는 일단 2~3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선수단은 홈 경기시 부산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사실상 원정 아닌 원정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 리포트]안산팬들은 눈물? 왜 연고지 이전 '충격' 결정했나 "해볼…
안산 상록수체육관 전경. 사진=KOVO
권철근 단장은 이에 대해 "선수들도 당연히 걱정을 하고 있지만, 반응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클럽하우스 이전시 현재 집 계약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미리만 이야기 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홈 경기시 이동 문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KTX나 항공사와도 협의 중이고,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쓰려고 한다. 클럽하우스 부산 이전은 당장 확정된 것은 없지만, 부산시와 여러가지 안을 놓고 2~3년 협의를 하기로 했다. 2~3년 후에는 완전히 부산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프로배구단을 품게 된 부산 지역 민심은 당연히 '웰컴'이지만,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OK저축은행을 응원해온 안산 홈팬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현장 리포트]안산팬들은 눈물? 왜 연고지 이전 '충격' 결정했나 "해볼…
사진=KOVO
권철근 단장은 "여러 시즌 동안 멤버십을 유지해주셨던 팬분들, 그중에서도 저희와 빈번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셨던 분들과는 수시로 연락 드리고 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안산팬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아무래도 연고지가 멀어지다 보니, 그동안 응원해주셨던 분들이 더 멀리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에 대해서는 너무 죄송하다. 적어도 우리의 '찐팬'들, 오랫동안 사랑해주셨던 팬분들과 계속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안산시와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는 후문이다. 권 단장은 "안산시 관계자, 체육회 관계자 분들과 다 만나 뵀는데 놀랍게도 '우리 품에서 잘 컸으니 이제 더 큰 곳으로 가서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안산 팬분들이 팬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구체화되는 대로 따로 발표하겠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상암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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