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야구공 '메이드 인 코리아' 다시 부활한다

by

후발주자로 뛰어든 업체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새롭게 야구공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지난해 처음으로 프로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에 야구공을 납품했던 하드스포츠가 중국에서 제조하던 공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정책을 바꿨다. 야구공을 만드는데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하드스포츠는 지난해 롯데가 향토기업과의 윈윈을 위해 야구공을 비롯해 롯데 선수단의 각종 야구용품을 납품했다. 하지만 야구공의 품질은 그리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선수들의 불만 사항을 아무리 제조하는 중국업체에 얘기해도 수정되지 않았다.

10구단 체제에서 야구발전을 위해 좋은 품질의 공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결론은 '메이드 인 코리아'였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쓰인 공은 모두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 야구공을 만드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젠 중국에서 만드는 공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드는 좋은 품질의 공으로 승부하기로 했다. 야구공 분야를 따로 떼어 야구공만 전문 제작하는 에이치앤디라는 회사를 따로 만들었고, 대당 10억원 가량 하는 야구공 자동 제조 기계를 일본에서 2대 수입했다.

야구공의 코어부터 총 4차례의 실감기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접착제까지 자동도포가 되는 기계는 제조 공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제품을 곧바로 선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실을 감는 것까지는 기계로 할 수 있다지만 실밥을 꿰는 일은 기계로는 불가능하다. 국내 기술자로는 인건비가 너무 올라 제조 단가를 맞출 수 없다. 개성공단이 답이었다. 지난 4월부터 개성공단에서 북한 직원들에게 실밥을 꿰는 일을 가르쳤다. 개성공단과 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가까운 경기도 파주에 공장을 차렸다.

완성된 공을 정밀 측정해 최종 불량품을 가려내는 작업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밀 중량측정기로 공의 무게를 재고 적외선 원주/원형 측정기로 공이 정확하게 둥글게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한다. 반발 계수 검사기까지 갖춰 무작위 샘플들의 반발 계수도 측정해 항상 일정한 제품이 나오도록 했다.

에이치앤디의 정수범 사장은 "개성공단에서 꿰서 완성된 제품은 다시 공장으로 가져와 확실하게 검증을 하게 된다"면서 "아무래도 기계가 정확하게 실을 감고, 잘못된 것을 바로 걸러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품질이 일정한 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했다.

정 사장은 삼성 라이온즈가 훈련중인 괌에 새로운 하드 공의 시제품을 가져와서 평가를 부탁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하드 공을 본 코칭스태프 대부분이 "작년에 봤던 공이 아니다"라며 다시 보기 시작했다. 하드공을 쓰고 있는 롯데 선수들도 공에 대해 만족감을 표히사고 있다고.

정 사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내년엔 모든 구단이 하나의 공으로 경기를 하도록 통일구를 선정하기로 각 업체에 통보를 했다"면서 "통일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품질 좋은 공을 만들어 한국 야구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