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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키스톤 경쟁 입다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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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같은 센터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KIA 타이거즈의 약점으로 포수와 키스톤 콤비를 꼽는다. 특히 내야 수비의 핵인 2루수와 유격수 모두 정해진 게 없다. 후보는 적지 않은데 눈에 '확' 들어오는 선수가 없단다. 코칭스태프는 키스톤 콤비 애기가 나오면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주전 2루수 안치홍, 유격수 김선빈이 병역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팀을 떠났다. 둘의 입대로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 새로운 전력을 발굴해 육성하는 게 팀 리빌딩을 내세운 타이거즈 코칭스태프의 임무이기도 하다. KIA는 외부 전력 보강 없이 겨울을 넘겼다.

안치홍과 김선빈을 비롯해 이대형 송은범이 전력에서 빠졌다. 쓸만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이름있는 선수가 적을 지 몰라도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강조한다. 주장인 이범호도 "야구는 이름을 갖고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주축 선수의 공백을 채우려면 반드시 새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현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2루수와 유격수 훈련을 하는 내야수는 김민우를 비롯해 강한울 박찬호 최용규 황수현 고영우 이인행 최병연 등 8명이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한 포지션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게 아니라 두 포지션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2루수 후보로 거론됐던 박기남은 3루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전지훈련을 시작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조심스럽다.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아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한다.

김민호 수비코치는 "많은 선수들이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누가 유력하다고 밝히긴 어렵다. 그러나 구상은 있다. 안치홍-김선빈 공백으로 선수가 없다 말하지만,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지켜봐달라"고 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일찌감치 포지션별 주전을 정해놓고 캠프를 시작한다. 이런 방식이 훈련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이가 또렷할 때 가능한 방식이다.

하지만 KIA는 검증된 선수 중에서 주전 선수를 고르는 게 아니라, 가능성을 찾아내 조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칭스태프이 강조하는 '제로 베이스 경쟁'에 많은 게 담겨 있다. 결국 경쟁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