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실험을 하고 있다. 챔프전 우승을 위한 행보다.
트레이드로 신정자를 데려왔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곽주영과 신정자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으면, 트레이드 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신정자와 곽주영을 동시에 투입하고 있다. 김단비까지 나오면 '빅 라인업'이 형성된다.
가드가 문제이긴 하다. 정 감독은 "김규희가 최근 괜찮다. 하지만 경기 세팅 능력에서 최윤아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절체절명의 플레이오프에서 가드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 신한은행이 빅 라인업을 쓰게 되면 더욱 그렇다.
신한은행은 최윤아가 있다. 노련하면서도 패싱능력과 게임 세팅능력이 최상급인 포인트가드다. 최근 무릎 부상 때문에 결장하고 있다.
정 감독은 "부상이기 때문에 급하게 기용하진 않을 것이다. 단, 정규리그 막판 최윤아를 투입, 손발을 맞출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신한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이다. 하은주를 비롯해 신정자 곽주영 김단비 등 실전에 배치가 가능한 포워드들이 즐비하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우리은행과 KB의 경우 이 부분에서 아킬레스건이 있다.
신한은행은 조은주를 KDB생명에게 주고 신정자를 데려왔다. 사실상 슈팅가드 포지션에 얇아졌다. 김연주가 맡아야 하지만 수비력이 떨어진다.
정 감독은 "지난 우리은행전에서 비디오를 분석해 보니까, 우리은행이 김연주의 수비력이 약한 것을 알고 집중 공략했다. 거기에서만 15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오프에서 김연주를 주전 슈터로 쓸 수 없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체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포워드진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려는 의도다. 최근 곽주영 신정자를 함께 쓰면서 외곽 수비에 대해 강조한다. 신한은행이 '빅 라인업'을 구상하는 이유다.
문제는 기동력이다. 우리은행과 KB는 속공에 능한 팀이다. 빅 라인업은 세트 오펜스에서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지만, 트랜지션에 약점을 보인다.
여기에 대한 손익계산서를 따져봐야 한다. 정 감독은 "상대에 따라 속공 허용이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외곽 수비가 적응이 된다면 세트 오펜스에서는 활용도가 높아진다. 공격성공률이 올라가면 그만큼 속공을 적게 먹을 수 있다. 또 플레이오프에서는 속공을 당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정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시도는 의미가 많다.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정 감독의 실험이 어떻게 결론날까. 플레이오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