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시즌 KCC 남자농구 상위 6팀의 순위가 정규시즌 마지막날인 5일 결정됐다.
동부가 삼성을 88대70으로 꺾고 2위를 확정, 4강 플레이오프(PO, 5전 3선승제)에 직행했다. SK는 오리온스를 연장 접전 끝에 90대88로 제압, 동부와 동률(37승17패)을 이뤘지만 공방률에서 뒤져 순위에서 밀렸다. 동부는 3위 SK-6위 전자랜드의 6강 PO(5전 3선승제) 승자와 4강에서 만나게 됐다.
4위는 KCC를 제압한 LG가, 5위는 SK에 진 오리온스가 됐다. LG와 오리온스는 6강 PO에서 맞붙는다. 두 팀 승자가 1위 모비스와 4강 PO에서 만난다. 6팀의 팀 색깔을 분석했다.
▶1위 모비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는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모비스는 이번 시즌 전만 해도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량한 태도를 보인 로드 벤슨을 전격 퇴출하고 아이라 클라크를 영입했다. 벤슨의 골밑 장악력을 포기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클라크는 벤슨에 비하면 공수 파괴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모비스는 동부와 SK 등의 위협을 뿌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모비스는 공수 밸런스가 가장 잘 잡혀 있다. 이번 시즌 평균 득점 2위(78.2점), 평균 실점 3위(72.8점)를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강한 '타짜'들이 많은 것도 모비스의 강점이다. 양동근 문태영은 우승 노하우를 잘 알고 있는 검증된 해결사들이다. 라틀리프는 이번 시즌 공수에서 한단계 성장했다. 모비스는 양동근과 문태영이 동반 부진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함지훈 이대성 등의 역할 분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2위 동부
동부는 '동부산성'이라는 말로 팀 컬러가 정리된다. 강력한 수비를 앞세운다. 수비가 잘 되면 공격까지 덩달아 풀린다. 동부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최소 실점(69.1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김주성 윤호영 그리고 데이비드 사이먼이 골밑과 그 부근을 장악하기 때문에 상대가 골밑을 파고드는데 애를 먹는다.
단기전에선 포인트는 수비라고 말한다. 동부는 더욱 수비 패턴을 세분화해서 상대의 공격을 무기력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동부의 수비 패턴은 수학 공식 보다 복잡하다는 얘기가 있다. 처음 입단한 루키들은 동선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대신 동부의 공격은 움직임의 폭이 좁고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는다. 따라서 수비 조직력이 흔들려 난타전으로 갈 경우 동부는 경기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 김주성 윤호영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3위 SK
SK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4위(74.점), 평균 실점 2위(71.2점)를 기록했다. SK는 시즌 말미에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안정적으로 2위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팀분위기가 가라앉았다. SK는 강팀치고는 분위기를 많이 타는 편이다.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이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갈 때는 그 어떤 팀도 막기가 어렵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토종 포워드 박상오와 김민수 마저 득점력을 잃어버릴 경우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진다. 무엇보다 센터 코트니 심스를 좀더 활용한 공격 루트를 찾아야 헤인즈와 김선형의 부담이 줄게 된다. ▶?위 LG
LG는 매우 공격적인 팀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 1위(80.3점)다. LG는 시즌 초중반까지만해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LG는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시즌 초반 문태종 데이본 제퍼슨 등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전했지만 시즌 중후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치솟았다. 비록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 못했지만 단기전에서 연승이 가능한 전력을 갖췄다. 몸 컨디션이 올라온 제퍼슨의 파괴력은 외국인 선수 중 최강이다. 제퍼슨이 치고 들어가면 거의 득점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기에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문태종과 기량이 급성장한 센터 김종규가 버티고 있다. 김시래 유병훈 김영환의 외곽포도 상대를 긴장시킬 만하다. 단 LG는 실점이 너무 많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78.2점으로 하위권이다.
▶?위 오리온스
오리온스는 SK와 팀컬러가 비슷하다. '포워드 농구'를 잘 한다. 오리온스는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를 영입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트로이 길렌워터까지 공격력이 수준급인 두 개의 카드를 쥐게 됐다. 적절하게 체력안배를 해주면서 승부처에서 골라서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토종 포워드 허일영의 외곽포까지 터질 경우 내외곽에서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루키 이승현의 경우 공수에서 자기 몫을 해준다. 오리온스의 약점은 리바운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패하는 경기를 보면 승부처에서 확실한 토종 해결사가 없는 점도 아쉽다.
▶6위 전자랜드
전자랜드는 6팀 중에서 가장 전력이 약하다. 하지만 매우 까다로운 팀이다. 유도훈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있다. 캡틴 리카르도 포웰은 검증된 해결사다. 정영삼의 외곽포도 확실한 무기다. 하지만 정영삼의 몸상태가 베스트가 아니다.
전자랜드는 공수에서 모두 움직임이 많은 농구를 한다. 상대적으로 골밑 높이 싸움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약하다. 따라서 외곽슛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만큼 슛밸런스에 따라 성공 확률이 요동칠 위험이 크다.
잠실실내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