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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상호가 아프면 안되는 또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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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정상호-백업 이재원'으로 포수진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정상호는 2001년 입단 후 SK의 안방을 지킨 지 12시즌째(상무 제외)를 맞았다. 원래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였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포수로서도 노련미가 더해졌다. 공수에 걸쳐 자타공인 SK 최강의 포수다. 2006년 입단한 이재원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타율 3할3푼7리로 주목을 받았다. 수비보다는 공격 능력이 뛰어난 포수다.

김 감독이 이처럼 정상호를 주전, 이재원을 백업으로 쓰겠다는 한 것은 공수에 걸쳐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면 타격에 좀더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주일에 1~2경기 정도 선발 포수로 나섬으로써 정상호의 체력도 안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지명타자와 포수를 병행해야 한다.

이재원은 지난해 4월말 주전이 된 뒤 지명타자와 포수를 병행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타율 4할대를 꾸준히 유지하자, 지명타자보다는 포수로 선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이만수 감독은 "포수를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타격에서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원은 7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후반기에만 2할8리의 타율을 올리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전체로 봐도 지명타자로 출전했을 때의 타율은 3할5푼4리, 포수로 출전했을 때의 타율은 3할1푼8리였다. 장기적으로는 포수를 보면서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올시즌에는 어떨까. 새 시즌 들어 이재원은 6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6번은 클린업트리오의 연장 타순으로 장타력과 해결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SK가 그만큼 이재원의 장타력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뜻이 된다. 지난 5일까지 이재원은 6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상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재원이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재원은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문우람의 파울 타구에 맞고 교체된 뒤 4,5일 경기는 결장했다. 이재원이 2경기 연속 포수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 포수로 시즌 첫 출전을 하던 날 "정상호가 계속 포수로 나가 휴식이 필요한 것도 있고 파울팁 과정에서 약간의 통증이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명타자로만 나가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을 올렸던 이재원은 포수로 나선 2경기서는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라 지명타자와 포수 출전에 따른 각각의 타격 컨디션을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SK로서는 포수 정상호, 지명타자 이재원이 여러모로 이상적이다. 정상호는 부상을 당하기 전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시즌 초 큰 부상을 입을 뻔한 장면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홈에서 이성우와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물론 이재원이 포수로서도 기량이 늘고 있다. 4,5일 넥센전에서 안정된 리드로 선발 윤희상과 백인식에게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정상호가 1주일에 4~5경기를 맡아야 한다. 정상호는 장타력도 갖추고 있다. 부상없이 꾸준히 출전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공격에서도 공헌도를 높일 수 있다. SK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정상호의 부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